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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취재후 Talk] 폭언 장성 걸러낸 '다면평가의 힘'…다른 정부부처는 폭언 공무원 없나?

등록 2020.12.15 15:11 / 수정 2020.12.15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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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최근 군사안보지원사 A 장성을 직위해제했습니다. 폭언과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눈에 띄는 것은 A 장성의 폭언과 성희롱성 발언이 알려진 경위였습니다. 인사철에 난무하는 투서였나? 아니면 내부 고발자였나? 궁금해졌습니다.

■ 軍, 한때 다면평가 도입...상명하복 문화탓에 명맥만 유지

군사안보지원사에 알아봤더니 의외의 답이 돌아왔습니다. 다면 평가를 통해 걸러냈다는 것입니다.

다면평가는 한 사람을 평가하는데 상관을 물론, 동료, 그리고 부하 직원들로부터 평가를 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때 정부기관과 기업들에서 인사 관리의 신기원인 것처럼 선호했던 방식입니다. 우리군도 다면 평가를 도입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상명하복이 확실한 군 문화속에서 오히려 지휘관들이 부하들의 눈치를 본다는 지적 등이 제기됐고, 결국 명맥만 유지한 채 거의 사장되다시피 했습니다.

공공기관과 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특유의 유교문화 등으로 제대로 된 평가 툴이 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잇따르면서 다면 평가를 신뢰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많습니다. 요새는 외부 컨설팅 기관이 역량을 평가하는 툴이 도입되고 있다고 합니다.

■ 제도가 아니라 활용의 문제

그런데 군사안보지원사는 다면평가를 어떻게 활용했길래 폭언한 장성을 찾아냈을까?

안보지원사령관은 명맥만 유지되고 있는, 다면 평가를 실질적으로 해보자고 해서 한 사람에 대한 평가를 대략 100명으로부터 받도록 했다고 합니다. 현재 같이 근무하고 있는 인원은 물론, 과거 근무했던 사람들도 평가를 하도록 했습니다. 특히 부하직원들이 자신의 상관에 대한 평가를 대충 하는 것을 막기 위해 본인이 나서서 자신의 부하직원들에게 가감없는 평가를 하도록 했습니다.

이러다보니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폭언과 성희롱성 발언에 대한 얘기가 나왔고, 안보지원사가 확인한 결과 사실로 드러나 직위해제까지 갔다는 겁니다. 해당 장성도 나름의 해명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보자면 결국 문제는 제도가 아니라 그 제도를 얼마나 취지에 맞게 잘 활용하는지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폭언에 집기까지 던진다는 고위급 인사... 왜 안 걸러질까?

국방부는 이렇게 제살을 깎는 고통을 감수하며 장성을 직위해제했는데, 다른 부처는 어떨까 궁금해졌습니다.

오래전부터 정부 부처의 한 고위급 인사(정부부처 실장급 이상)가 부하들에게 폭언을 서슴지 않고, 심지어 집기까지 던진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한 두차례 들은 얘기가 아니니, 마냥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닌 듯 합니다. 하지만 그 부처에서 해당 인사가 언행이 문제가 됐다는 얘긴 듣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승승장구하고 있다 보니 해당 부처 내부에서는 결국 잘못된 언행이 문제되는 것도 결국은 어느 정도 급이 있다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해당 인사가 이 글을 읽는다면 느끼는 바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해당 부처도 호미로 막을 것 가래로 막는 일이 없도록 사전 예방 작업을 똑바로 해야겠다 싶습니다. / 안형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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