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와 13평 임대주택을 방문한 자리에서 "신혼부부에 아이 2명까지 살 수 있겠다"고 해서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문 대통령이 방문할 집을 거의 10년치 임대료를 들여 치장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 아파트에 실제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차정승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새어 나온 물로 천장이 얼룩졌고, 울퉁불퉁해진 벽지는 곳곳이 뜯겨 있습니다.
바닥 타일은 선명하게 금이 갔습니다.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한 경기도 동탄 임대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각종 하자와 층간 소음을 호소합니다.
입주민 A씨
"애초에 건물 지을 때 자체가 잘못한 거라서요."
아파트 관계자
"하자는 어딜 가나 많이 있어요. 새로운 입주단지는 하자투성이죠."
하지만 문 대통령이 둘러본 집들은 달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지난 11일)
"여러 가지 공간 배치가 진짜 아기자기합니다. 앉아볼까요?"
거의 10년치 임대료에 해당하는 돈입니다.
입주민 B씨
"말 그대로 진짜 보여주기 위한 쇼룸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런 보여주기식만 한다는 게 좀 답답하죠."
문 대통령은 이렇게 치장된 44㎡형 집을 보고 4인 가구 거주가 가능하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지난 11일)
"어린 아이 같은 경우에는 2명도 가능하겠다."
변창흠 /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다릅니다.
이 임대아파트 단지는 총 1640세대인데, 입주 석 달이 지나도록 4집 가운데 1집이 여전히 비어있습니다.
김은혜 / 국민의힘 의원
"가상현실을 만들어서 대통령에게 전해 드린 겁니다."
LH공사는 "임대주택 인식 제고를 위해 본보기집을 만들었다"며 "입주 전까지 계속 활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TV조선 차정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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