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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취재후 Talk] 문 대통령, 한달새 네번 대국민 사과…靑 "정치적 논란 만들지 않는 방향성 잡은 듯"

등록 2021.01.13 19:49 / 수정 2021.01.13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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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한 달 새 네 번 국민에 사과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 갈등 사태와 부동산 문제, 가장 예민한 현안에 대해서였다.

가장 최근 사과는 그제 (11일) 신년사에서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큰 국민들께는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며 고개를 숙인 일이다.

문 대통령이 부동산 문제에 대해 사과한 건 취임 이후 처음이기도 하다.

1년 전 신년 기자회견 때만 해도 문 대통령은 "부동산 대책으로 지금 부동산 시장은 상당히 안정이 되는 것 같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청와대 다주택 참모 논란이 일던 지난해 여름까지만 해도 청와대 참모들은 부동산 정책 효과를 확신했고, 한 고위 관계자는 "2021년 상반기엔 집값이 잡힐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기도 했다.

                                                                                                                                                                                    
나머지 세 번의 사과는 이른바 추-윤 갈등 사태와 관련이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7일,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 및 직무배제 조치를 취한 후 처음으로 "혼란스러운 정국이 국민들께 걱정을 끼치고 있어 대통령으로서 매우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이후 같은 달 16일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윤 총장 징계에 대해 의결한 내용을 추 장관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뒤엔 "검찰총장 징계라는 초유의 사태에 이르게 된 데 대해 임명권자로서 무겁게 받아들인다. 국민들께 매우 송구하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인 지난달 25일엔, 법원에 의해 징계 조치에 제동이 걸린 데 대해 "국민들께 불편과 혼란을 초래하게 된 것에 대해, 인사권자로서 사과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21일 청와대 핵심 관계자를 통해 "현 상황에서 추 장관의 수사지휘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메시지를 낼 때와 크게 달라진 태도였다.

                                                                                                                                                                                
청와대에서는 "문 대통령이 정치적 논란을 만들지 않는 쪽으로 방향성을 잡았다"는 관측이 팽배하다.

집권 5년차이기 때문에 급한 것과 정책 성과에 더 집중할 것이란 설명이다.

참모가 대통령에 사과를 권유하긴 힘든 만큼 일련의 사과는 "정말로 미안한 마음에 따른 대통령의 결단"이란 해석도 나온다.

                                                                                                                                                                           
민심을 헤아리려는 모습은 물론 다행스럽다.

다만 후속 조치가 없으면 문 대통령의 사과는 '말'에 그칠 우려가 있다.

야당에선 벌써부터 대통령의 부동산 문제 사과에 대해 "달랑 3줄짜리 사과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문 대통령은 지난해 추-윤 사태에 대해 세 번이나 사과하면서도 임명권자로서 추가적인 리더십을 보이진 않았다.

강대강 대결을 그저 지켜보며 묵인하는 데 그쳤다.

                                                                                                                                                                            
최재성 정무수석은 오늘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세인 데 대해 "역대 대통령들 5년차 지지율이 다 10% 초중반대였는데 국민들 응원 덕분에 과거보다는 훨씬 더 지지를 받고 지내왔다"고 말했다.

청와대에서 발신되는 메시지의 이런 엇박자 때문에, 대통령 사과의 진정성이 좀처럼 와닿지 않는 건 아닐지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 신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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