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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현장추적] "7평 관리비가 24만 원?"…'불행한' 행복주택

등록 2021.01.28 21:31 / 수정 2021.01.28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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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사회 초년생과 신혼부부 집값 걱정을 덜어주겠다며, 서울 등 곳곳에 행복주택을 공급 중이죠, 경쟁률이 상당한데, 예상치 못한 입주민 불만이 쏟아집니다. 작은 1인 원룸 관리비가 웬만한 아파트와 비슷한 겁니다.

왜 그런지, 차순우 기자가 추적해봤습니다.

[리포트]
형형색색 화려한 외벽에 헬스장과 정원 등 각종 공용 시설까지... 경기도 판교에 세워진 행복주택입니다.

경기 주택공사는 이곳 5200여 평 부지에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행복주택 300호를 공급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입주민은 불만이 가득합니다. 너무 비싼 관리비 때문인데... 보증금 6600만 원에 월세 25만 원인 7평 원룸 관리비가 11월 21만 원, 12월은 24만 원이 나왔습니다.

권대영 / 행복주택 입주자
"관리비가 굉장히 비싸게 느껴지더라고요."

수도권 30평형 아파트보다 높거나 비슷한 수준입니다. 왜 그런지 명세를 보니, 수도와 전기 등 세입자가 쓴 사용료는 5만 원 남짓이고... 엘리베이터와 청소비, 공용 시설 유지비가 70%에 달합니다.

입주자
"공동 전기료도 1만2000원이에요. 제가 쓴 게 3690원인데...."

경기도시공사는 공유 경제를 실현한다며 단지 층마다 주방과 헬스장 등 공유 공간을 조성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세대 전용면적은 16㎡, 5평인데 계약 면적은 약 4배인 61㎡, 18평에 달합니다.

현장 관리인
"관리소 생활을 15년 이상 했거든요. 이렇게 주민공동시설이 많은 건 저도 처음이거든요."

각종 관리 시설엔 법정 자격을 갖춘 관리인까지 따로 둬야 합니다.

입주자
"(관리자 5명) 인건비가 2200만원, 거의 90% 가까이…"

최근엔 코로나19로 공용 공간은 이용도 못하는데 유지-관리는 계속 됩니다.

"쓰지 않는데, 히터는 틀어져 있어요." (아, 그렇네요.)

이런 상황은 전국의 행복주택 곳곳에서 벌어집니다. 

전국 행복주택 평당 관리비 단가는 평균 2700원입니다. 이는 비슷한 세대수 아파트보다 2배 이상 비싼 수준이고... 전국 아파트 평균과 비교해도 2.5배 높습니다.

행복주택 입주 대상자는 월 소득 210만 원 이하의 사회초년생과 노인층입니다. 보증금 6000여만 원과 이자, 월세 25만 원까지 포함하면 부담일 수밖에 없는데…

입주자
"주거 해결책이 아니고, 청년들 죽으라고 등 떠미는 그런 (관리비) 수준이 아닌가…"

전문가들은 사업 계획 단계부터 입주자 부담이 제대로 고려되지 않았다고 지적합니다.

심교언 /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행복주택) 짓고 나서 사람들이 부담하게 될 액수를 처음에 다 계산을 해야겠죠. 그리고 이걸 공지해서… "

내 집 마련의 꿈이 아득하기만 한 청년들... 매달 날아오는 관리비 고지서에 가슴이 무겁습니다.

입주자
"계속 임대만 살 거 같아요. 평생. 그런 게 무서워요. 내 집을 마련 할 수 없을 거 같은 그런 느낌…"

현장 추적, 차순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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