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명수 대법원장은 박근혜 정부 때 사법권 남용 논란을 의식했는지 취임 때부터 줄곧 '사법부 독립'을 강조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거짓해명 논란 이전에도, 법원이 외풍에 시달릴 때마다 보여온 행보를 보면, 자신의 다짐과는 상반된 모습을 자주 보여왔습니다.
오늘의 포커스는 '사법부 독립'과는 반대로 갔던 김 대법원장의 행보에 맞췄습니다.
[리포트]
김명수 대법원장 / 2017년 취임사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온몸으로 막아내고"
김명수 대법원장 / 2018년
"법원 내외부의 어떠한 권력으로부터도 독립하여 오직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김명수 대법원장 / 2020년
"정의롭고 독립된 법원을 만들기 위해 뚜벅뚜벅 나아가겠습니다"
2017년 9월 취임 이후 줄곧 사법부 독립을 소신처럼 강조해왔던 김명수 대법원장. 하지만, 카메라 없이 집무실에서 후배 법관을 마주하며 건넨 발언은 딴판이었습니다.
김명수 대법원장
"까 놓고 지금 뭐 탄핵하자고 저래 설치고 있는데 내가 지금 사표 수리했다고 하면 그 국회에서 또 무슨 얘기를 듣겠냐는 말이야. 그렇지?"
임기 시작과 함께 불거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해서도, 자체징계 등 부담이 될 만한 판단을 미룬 채, 어정쩡한 '수사협조'로 법원 내분만 키웠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김명수 대법원장 / 2018년
"재판의 책임을 최종적으로 맡고 있는 대법원장으로서 할 수 있는 마지막 고민의 결과라고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재작년 1월, 여론조작 혐의가 인정돼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심에서 징역 2년 선고와 함께 법정구속됐을 때도, 여권 일각의 '재판부 때리기' 시도에 법원 안팎에선 김 대법원장의 입을 주목했었는데요. 김 대법원장은 긴 침묵 끝에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김명수 대법원장 (2019년)
"판결의 내용이나 결과에 관해서 국민들께서 비판을 하는 것은 허용될 수...허용돼야 하고 바람직할 수도 있습니다."
이후 법관들을 향해 국민 눈높이를 의식하라고 해, '여론재판' 논란까지 일었습니다.
김명수 대법원장 (2020년)
"좋은 재판은 국민을 중심에 둔 재판입니다. 우리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어떤 재판이 좋은 재판인지를 생각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법원 내부에선 "이러고도 사법부 수장이라 할 수 있나" "재판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는 자조섞인 반응도 나왔습니다.
다시 시계를 거꾸로 돌려 김 대법원장이 후보자로 첫 출근했던 때로 가볼까요. 엘리트 법관 위주의 기존 대법원 체제와의 차별성을 강조하며 김 대법원장은 이렇게 자신했었습니다.
김명수 대법원장 / 2017년
"저는 재판만 했습니다. 31년 동안 법정에서, 그것도 사실심 법정에서 당사자와 호흡하며 재판만 해온 사람입니다. 그 사람이 어떤 수준인지, 어떤 모습인지 이번에 보여드릴 것을."
김 대법원장께 되묻겠습니다.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던, 재판만 해온 법관의 수준이란 게 바로 이런 모습입니까.
뉴스7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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