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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단독] 김태규 판사 "'거짓말 논란' 김명수 사퇴해야"

등록 2021.02.10 17:34 / 수정 2021.02.1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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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한번 못한 탈북민 돌려보낸 文 인권변호사 아니다"


김태규 부산지방법원 부장판사가 10일 '거짓말' 논란에 휩싸인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김 부장판사는 "판사는 거짓말과 가장 거리가 멀어야 하는 직업"이라며 "주변 판사들은 '이제 위증죄 피고인도 함부로 대하기 어렵겠다'는 농담을 한다"고 했다.

그는 <법복은 유니폼이 아니다> 출간을 앞두고 있다.

그는 이 책에도 상당 분량을 할애해 김 대법원장과 소위 '김명수계 판사들'에 대한 비판을 담았다. 22일 퇴임을 앞둔 그를 부산 연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 "기억 안 나기 어려운 임성근과의 면담…대법원장 '두 번의 거짓말'"

김 부장판사는 "대법원장은 '국회 탄핵을 이유로 임성근 부장판사의 사표를 반려했다'는 사실을 부인했고, 임성근 측의 반박에도 가만히 있다가 녹취가 공개되니 그제서야 사과했다.

대법원장이 두 번의 거짓말을 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이어 "(김명수·임성근 사표 반려 면담은) 9년이 아닌 9개월 전의 일이고, 사법농단 사태 때마다 언급되던 고위 법관과의 면담 자리다, 둘 사이 친분도 있었다"며 "기억이 안 나기 힘든 일이고, 기억이 안 났다면 임 부장판사가 처음 반박했을 때 '기억이 안 났다'고 밝혔어야 한다, 녹취가 공개되자 인정하는 것은 약하다"고도 했다.

김 부장판사는 책에서 "대법원장의 헌법 위반이 너무 심대하고 직접적"이라며 "어쩌면 퇴진 만이 법원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후배들의 자존심을 되돌려주는 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 재판 한 번 없이 탈북민 북송…인권변호사 호칭 안 맞아"

김 부장판사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자주 사용되는 '인권변호사'라는 지칭은 "표현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직적이고 대규모의 인권 침해가 벌어지는 북한 인권에 눈을 감으면서 인권 변호사라 하면 누가 납득하겠느냐"며 지난해 정부가 북한 어민 2명을 북송시킨 사건을 언급했다.

앞서 우리 군은 지난해 동해 북방한계선 인근 해상에서 북한 주민 2명을 나포했다가, 닷새 뒤 판문점을 통해 이들을 북한으로 추방했다.

당시 정부는 해당 선원들이 오징어잡이 배에서 16명의 동료 승선원을 살해하고 도주한 인물이라고 브리핑했다.

이에 대해 김 부장판사는 "제대로 된 증거 조사도, 재판도 없었다"며 "북한의 요청 하나로 대한민국 국민을 넘겨줬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대한민국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한다'는 헌법 3조에 따라, 북한 주민도 우리 주민이고, 우리나라에 입국한 이상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외국인이라도 우리나라에 와서 정부를 상대로 수십, 수 백 번이라도 재판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국민인 탈북민이 재판 한 번 못 받고, 변호인 선임도 못 받고 북송됐습니다. 법을 굉장히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게 아닙니까"라고 반문했다. 인권을 생각하지 않는 변호사는 존재 의미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 "국제인권법연구회 해체돼야"…법복 벗는 'Mr.쓴소리'

최근 법원 분위기에 대해 그는 "우리법연구회가 '법원 내 하나회' 논란으로 해체 후 비슷한 성향의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 법관들이 법원 주요 사항을 결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부장판사는 "4년여 전 해당 연구회 소속 후배가 다가와 '사법개혁'에 대해서 질문지를 내밀길래, '국제인권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물으니 '다 연관이 됩니다'라고 하던 일이 기억난다"고 했다.

그는 "(지금 와서 보니) 이런 일들이 아무런 목적이나 지향 없이 우연히 흘러가는 걸로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전 대법원장 시절에 이루어지는 하나하나의 처분이 불만이고 부당하다고 외치던 사람들이 현 대법원장이 들어서자 오히려 현 대법원장이나 법원행정처의 처분에 적극적으로 편들기를 하고 나 섭니다. 우리법 연구회가 '법원 내 하나회'라는 논란 끝에 해체됐는데, 선례가 있으니 지금이라도 의심에 놓인 국제인 권법연구회는 해체될 필요가 있습니다"

주요 현안마다 소신을 밝혀 '미스터 쓴소리'로 불려왔던 그는 오는 22일 법복을 벗은 뒤, 울산에서 변호사로 활동할 예정이다.

부산 지역에서 함께 법복을 벗는 판사들은 총 7명이라고 했다. / 이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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