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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北 주중대사, 지재룡→리용남 교체…'원로'에서 '대외 경제통'으로

등록 2021.02.19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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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주재 북한 대사가 지재룡에서 리용남으로 교체됐다.

북한 외무성 홈페이지는 19일 "중화인민공화국 주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특명전권대사로 리용남이 임명됐다"고 밝혔다.

리용남 신임 북한 주중대사 / 연합뉴스

리용남은 북한의 '대외 경제통'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1960년 평양 출생인 리용남은 베이징외국어대학 출신으로 중국 인맥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무역성 부상을 거쳐 2008년 48세의 나이로 장관급인 무역상에 올랐다.

이후 북한은 2014년 6월 무역성과 합영투자위원회 등 대외경협 담당 기관을 통합해 내각에대외경제성을 신설했는데, 리용남이 초대 대외경제상을 맡았다. 리용남은 이어 2016년 6월에는 내각부총리로 승진했다.

리용남은 2018년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막식에 북한 대표로 참석해 이낙연 국무총리·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3자 환담을 하기도 했다. 같은해 9월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 때는 함꼐 방북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그룹 총수들을 만나 경제협력을 논의했다.

2018년, 9월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방북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경제인사절단이 리용남 당시 북한 내각부총리 등 북측 관계자들과 면담을 하고 있다 / 조선일보DB

리용남의 임명 배경엔 북한이 중국과의 경협을 회복·강화해 경제난을 극복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16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중국통인 김성남의 당 국제부장 발탁과 리용남의 주중대사 내정 사실을 보고하며 "북한이 중국 중심 행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세관인 해관총서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대중국 교역은 99% 이상 감소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코로나19로 인한 국경봉쇄 때문인데, 중국과의 경제 의존도를 고려하면 북한은 이 봉쇄를 어느 시점에 어떻게 해제하고 교역을 재개할지 중국과 적극적 논의를 해야하는 입장이다.

주재우 경희대 국제정치학 교수는 "무역상으로 오래 활동한 경력이 있는 리용남이 이 시점에서 중국과의 협상력을 발휘할 것으로 판단한 인사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경제협력 뿐 아니라 김정일 국무위원장의 방중까지 염두에 두고 주중대사를 교체했다는 시각도 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올해는 '북중 우호 협조 및 상호원조 조약' 60주년이자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이 되는 해여서 코로나19 위기가 가라앉는다면 북중 정상간의 만남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럴 경우 리용남은 재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경력과 나이를 가졌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과 맞물려 79세로 고령인 지재룡 전임 대사에게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긴 어려워 자연스럽게 교체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지재룡은 지난 1월 8차 당 대회에서 당 중앙위원회 후보 위원에서도 제외돼 주중대사 교체가 어느정도 예견된 바 있다.

이정남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북한의 내각 세대교체 등 일련의 변화의 연장선에서 지재룡까지 교체됐고, 이같은 변화에 부응할 수 있는 인물인 리용남이 신임 대사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 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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