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성폭력 피해자가 상처를 딛고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피해자는 그동안 대리인을 통해서 의견을 밝혀왔었는데 8달이나 지난 오늘 왜 직접 나서게 됐는지, 이재중 기자에게 그 배경이 뭔지 자세히 물어보겠습니다.
이 기자. 피해자가 기자회견장에 나왔는데 촬영은 하지 않고 비공개로 했네요, 어떤 형식으로 진행된 겁니까?
[기자]
네. 피해자는 오늘 기자회견장에 나왔습니다. 기자들과 일문일답까지 진행했는데요, 다만 개인신상 노출을 우려해 촬영이나 녹음은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피해자가 기자회견을 자청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오늘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피해자 측은, '여전히 사건 자체를 의심하고 피해자를 비난하는 행위가 멈추지 않고 있다'고 했습니다. 법원과 인권위원회가 성폭력이 맞다고 결론내렸지만, 여전히 2차 가해가 이루어지자 직접 나서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2차 가해는 직접적인 공격 뿐만 아니라 피해사실을 부정하는 것도 될 수 있는데, 피해사실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책도 출간이 됐다면서요? 어떤 책입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한 인터넷 언론사의 기자가 쓴 책인데요, 피해자가 호소한 구체적인 성폭력 사건에 대해 서울시청 직원들과 인터뷰한 형식으로 썼습니다. 내용을 일부 살펴 보면, 박 시장이 속옷입은 사진을 피해자에게 전송했다는 일에 대해 한 시청 공무원은 "박 시장이 지인들에게도 러닝셔츠를 입은 사진을 보냈으며 자신도 봤다"는 증언을 소개했습니다. 박 시장이 샤워를 할때 속옷을 가져다 준 일에 대해서는 수행비서관 A씨와 인터뷰를 했는데, A씨는 "그냥 속옷을 갖다 놓으라고 한 건데 그걸 '성인지 감수성 부족'운운하는게 지나친 것(오버) 아닌가?" 라고 되물었다고 적혀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전반적으로 피해자가 호소한 박 시장의 행동이, 성폭력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내용인가요?
[기자]
저자는 분명 '피해자'라는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또 피해자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이야기 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박 시장에게 유리한 증언을 위주로 적으면서 사건을 증거재판주의에 의거해 하나하나 따져 봐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앵커]
피해자는 이 책에 대해 뭐라고 하나요?
[기자]
네.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는 "책이 인권위원회에서 인정받은 사실들에 대해 오히려 부정하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분별력 있는 분들께서 반드시 제대로 된 시선으로 그 책을 평가하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이 책에 대한 생각을 밝혔습니다. 피해자 측도 "책이 나온다고 해 피해자가 직접 말을 하겠다고 결정하게 된 것"이라며 "내용에 왜곡이 있을까 우려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박 전 시장 문제로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됐는데 왜 하필 이 시기에 이런 책이 나왔을까 그 의도도 한번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겠군요. 이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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