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동안 야권 단일후보 움직임을 관심있게 지켜보셨던 분들께선 오늘 하루가 상당히 혼란스러우셨을 겁니다. 단일화가 '된다, 안된다' 하다가 갑자기 두 후보가 거의 동시에 양보하겠다고 나선 이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지 현장에 있었던 김수홍 기자에게 자세히 좀 물어봐 드리겠습니다.
더 이상 버티면 둘 다 죽을 수 있다 뭐 이런 상황까지 갔었다고 봐야겠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두 후보 모두 단일화 협상이 장기화되는데 따른 부담감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안철수 후보가 양보하겠다고 먼저 선언을 해버렸습니다. 사실 오늘 오전에 두 후보가 만나서 여러가지 논의를 했는데, 그때만해도 안 후보가 양보하겠다는 말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무래도 유리한 룰을 고집하는 것보다 먼저 양보를 하는 게 득표에서도 유리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협상으로 얻는 이득보다 통크게 보여서 얻는 이득이 더 클 수 있다 이런 거지요. 그런데 오세훈 후보 측도 먼저 양보하는 걸 검토했다면서요?
[기자]
네. 상당히 구체적으로 진행 됐었습니다. 1차 단일화 시한이었던 그제밤 일부 중진의원들이 오 후보에게 "먼저 양보하는 게 좋다", "다 받아들이겠다고 선언하라"면서, 뒷수습도 다 도와주겠다고 적극 권유한 것으로 저희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오 후보는 김종인 위원장을 설득한 뒤에 최종 결심을 하겠다는 입장이었는데, 결국 김 위원장 반대로 양보 선언을 하지 못했습니다.
[앵커]
오 후보는 오늘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당 협상팀장인 이태규 의원을 콕 찝어 강한 불만을 표했는데, 왜 그런 거죠?
[기자]
안 후보가 이틀 연속 수용한다고 하면서도, 국민의당 이태규 사무총장은 다른 얘기를 한다는 불만인데요.
[앵커]
어쨌든 최대 쟁점이었던 여론조사 문항은 정리가 어렵지 않게 된 것 아닙니까?
[기자]
당초 국민의힘은 여론조사에 취약계층 배려를 위해 집전화를 넣어야 한단 입장이었고, 국민의당은 휴대전화 100%를 주장했습니다. 이제 거꾸로 국민의힘이 휴대전화 100%를 수용하고 하고, 국민의당은 유선전화 10%안을 받아들이겠다고 합니다. 이제 누가 양보하느냐를 놓고 좀 이상한 협상이 벌어지겠습니다.
[앵커]
집전화를 포함할지 말지 여부가 그렇게까지 민감한 이유가 뭡니까?
[기자]
박빙 승부에선 결과를 뒤바꿀 수도 있기 때문이죠.
[앵커]
그럼 최종 단일화 결과는 며칠쯤 이뤄질 것 같습니까?
[기자]
내일 오전에라도 실무협상이 잘 진행되면, 주말동안 여론조사를 거쳐 22일 발표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25일에 기호 2번, 기호 4번 현수막이 같이 걸리는 일은 없게 하겠다는 양측 의지가 크기 때문에, 하루 이틀 늦어져도 24일까진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많습니다.
[앵커]
네. 김 기자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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