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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취재후 Talk] 조남관의 일침…윤석열 "감시하라고 아무리 보내도, 상식이 있으면 제대로 본다"

등록 2021.03.25 14:22 / 수정 2021.03.2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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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 / 조선일보DB

지난해 9월 언제쯤,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한 이야기다.

동석한 한 대검 간부를 쳐다보면서 "저 친구도 나 감시하라고 (추미애 장관이) 보낸 친구다. 그런데, 봐라. 나랑 많은 걸 상의한다.검사라면 아니 상식이 있는 사람이면 휘둘리지 않는다. 수사하고, 국민들을 보호하는 게 검사다. 다른 가치나 자리 욕심이나 이런 게 없어야 한다"라고 서슴없이 말했다.

이런 말도 했다.

"누구는 그러더라. '검찰총장이라는 사람이 바보처럼 저렇게 없는 일로 공격을 쏟아 내는데도 가만히 있느냐’고 말이다. 그래서 그랬다. 그 분(추미애 장관)은 장관을 관두면 정치로 돌아가겠지만, 나는 검찰 조직, 식구들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다. 내가 억울하다고, 이런 저런 일에 사사건건 반응을 하면 검찰 조직이 어떻게 되겠는가? 나는 지키고, 책임져야 할 식구들이 있고, 그들을 보살펴야 하는 의무가 있는 사람이다"라고 말이다.

조금 시간이 흐른 뒤 이런 말도 했다.

"법무부에서 결정해 보낸 고검검사급 (차장·부장검사) 인사안을 보려다가, 한 장 정도 보다가 말았다. 내가 딱 한 사람 남겨달라고 했는데, 그 사람이 지방으로 가는 것만 확인하고 덮었다. 다음 날에야 누가 어디로 가는지 또 대검에 누가 오는지 언론을 통해 봤다. 그런데, 앞으로 봐라. 아무리 대검 부장들을 교체하고, 내 주위를 (추 장관 라인으로)채워서 둘러싸도, 상식이 있는 검사라면, 도리에 맞게 일할 것이라고 믿는다. 검사는 그래서 검사인거다."

반 년 가까이 지난 뒤에 윤 전 총장의 당시 이야기가 갑자기 떠오른 건, 조남관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지난 24일 대검 확대간부회의에서 쏟아낸 발언 때문이다.

특히 조 대행의 발언 중 다음 대목이 윤 총장의 당시 토로와 겹쳤다.

"법리와 증거 앞에 우리 모두 겸손해야 하고 자신의 철학이나 세계관을 내세워서는 안 된다"
"사법의 영역에서조차 편을 나누기 시작하면 정의와 공정을 세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조 대행이 지난해 8월 대검 차장으로 오자 당시 검찰에서는 조 대행이 당시 추미애 장관에 의해 요직에 발탁됐다는 점에서 윤석열 당시 총장과 갈등할 것으로 봤다.

또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을 맡아 문재인 대통령과도 함께 청와대에서 근무했다는 점 등도 '윤석열 견제 카드'로 받아들이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조 대행은 고비 고비마다 법무부와 검찰을 중재하거나, 윤석열 전 총장 징계 국면에서도 합리적인 판단과 행동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최근에는 박범계 장관의 ‘한명숙 사건 위증 교사 의혹 재심의’ 지휘권 발동을 무산시키면서 사실상 차기 검찰총장에서 멀어졌다는 분석이 많다.

조 대행의 이번 발언을 두고 박범계 장관이나 임은정 대검 연구관 등을 겨냥했다는 해석도 많다.

하지만, 조 대행의 다음 발언은 현재 검찰에 몸 담은 사람도, 떠난 사람도 모두 귀담아야 할 쓴소리라는 분석도 많다.

"우리 검찰은 언제부터인가 ‘00라인’ ‘00측근’ 등 언론으로부터 내 편, 네 편으로 갈라져 있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있고 우리도 무의식중에 그렇게 행동하고 상대방을 의심까지 하기도 한다. 수사와 재판이라는 사법 영역에서는 우리 편, 상대편으로 편을 갈라서는 안 된다"

"검사는 親검찰도 親정부도 아니어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메시지가 아닐까? / 류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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