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국에 '국립박물관'이 쉰 곳에 달합니다. 박물관 하나 짓는데 들어간 돈이 수백억 원이어서 기대감을 높이는데.. 부실 운영에, 전문성 부족으로, 아무리 코로나 시대라지만, 반나절 동안 서너 명 오는 곳도 있습니다.
현장추적 장혁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부산에 있는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입니다. 일제강점기 자행된 조선인 강제노역과 위안부 동원 실상 등을 고발하려고 만들어졌습니다.
6년 전 506억원을 들여 7층 건물로 만들어졌는데, 전시물 대부분은 사진.
"전시물품에 비해서 공간이 상당히 넓네요."
직원도, 관람객도 없이 썰렁합니다.
"(설명도 해주세요?) 전 자원봉사자라…."
무주 국립태권도박물관도 비슷합니다.
220억 원을 들여 세웠는데 전시물 상당수가 태권도복과 국제대회 메달 등이고, 그나마 눈에 띄는 건 만화영화 주인공인 로보트태권브이.
"태권브이 단증도 있네."
오후 2시까지 방문자는 단 4명입니다.
"(지금까지 4명 온 거예요?) 네, 지금 개학하고 그래가지고…."
'국립'이란 이름이 무색한 박물관이 전국 곳곳에 있습니다. 홍보관 수준인 곳부터, 세금으로 지었는데 시민이 입장할 수 없는 박물관도 있습니다.
공군사관학교 면회실 군인
"(공군박물관 가려고 하거든요.) 출입신청이 안돼 있으셔서 안되는 걸로…."
이렇다 보니 국립박물관 수준과 운영에 불만이 커져갑니다.
국립태권도박물관 관람객
"저기 공연했는데 우리 6명이서 봤어요. 보는게 더 힘들더라고, 우리가."
수백억원 대 건립비와 별도로, 전국 국립박물관 예산은 1690억 원 수준, 한 곳당 약 38억 원입니다.
전문가들은 국립박물관 등록-관리를 보다 철저히 해야 예산 낭비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최병식 / 경희대 미술대학 객원교수
"국립(박물관) 같은 경우에는 우리나라가 굉장히 많은 편이고요. 소장품 구입비가 적어서 운영하는데 어려움도 있을 수가 있고."
정부는 국립박물관 수준을 높인다며 '국립' 평가 인증 제도를 도입했는데...
지난해 평가대상 36곳 중 7곳이 인증받지 못 했습니다.
국립태권도박물관 관계자
"(국립)중앙박물관처럼 엄청난 예산이 있지 않은 이상은… 실적을 제출하려면 전부 다 돈입니다."
하지만 국립 인증을 못 받아도 크게 달라지는 건 없고, 문체부 관계자는 '미흡한 박물관을 대상으로 자문에 나설 계획'이라고만 밝혔습니다.
현장추적 장혁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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