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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취재후 Talk] 차고 넘쳤던 경고음과 그걸 무시한 민주당…결과는 참혹했다

등록 2021.04.08 10:30 / 수정 2021.04.08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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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상황실 떠나는 민주당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 / 연합뉴스

◆ "살려주려고 했잖아!"

'올드 패션'이란 말을 듣겠지만 '최불암 시리즈'에 이런 일화가 나온다.

어떤 사람이 집이 다 잠길 정도로 홍수가 나자 지붕 위로 올라가 살려달려며 하나님에게 간절히 기도를 했단다. 그래도 비는 그치지 않았고 지붕 위까지 물이 넘치는 위기상황. 그때 구조대가 도착했지만 이 사람은 '하나님이 반드시 구해주실 것'이라며 구조대를 돌려보냈다. 마지막 절체절명의 순간, 이번엔 헬기가 밧줄을 내려줬지만 이 사람은 이번에도 '하나님이 구해주실 것'이라며 끝내 밧줄을 잡지 않았다. 결국 목숨을 잃었고 하늘나라에서 만난 하나님에게 '왜 제 기도를 들어주지 않았냐'며 성을 냈다. 그랬더니 하나님이 황당해 하며 하신 말씀. "내가 구조대랑 헬기랑 다 보내줬는데 너가 돌려보냈잖아"


◆ 태초에 '조국 사태'가 있었다

모든 결과엔 원인이 있다. 민주당 참패의 시작엔 조국 사태가 있었다. 표창장을 위조하고, 가짜 스펙을 만든 게 1심 법원에서까지 인정됐지만 여전히 그 장본인은 SNS를 통해 '훈계질'을 하고 있다. 거의 모든 분야에 질책하지만 단 한 곳, 자신에 대한 반성만 없다. 그런데도 민주당 누구 하나 공개적으로 그 모습을 질타하지 못한다.

그 전까지 헌정사상 한 번 있던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 발동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며 검찰총장을 찍어냈고, 검찰개혁의 정수라던 공수처의 수장은 첫번째 피의자였던 중앙지검장을 자신의 관용차로 모셔오는 비상식을 자행했다.

"법을 만드신 민주당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는 야당의 경고에도 '부동산 3법'을 제대로 된 토론 한 번 없이 통과시켜 놓고도 부작용이 나타나자 정책 탓이 아니라는 뻔뻔함. 윤미향 사건, LH 투기 의혹, 지자체장들의 3연속 '성폭력', 거듭된 2차 가해, 김상조·박주민의 '내로남불' 등 손으로 다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민주당은 오만했고 무능했고 비상식적이었다.


◆ 언론·논객·학자들은 이미 경고했다

민주당에 우호적이든 그렇지 않든, 언론이라면 당연히 이런 모습을 지적할 수밖에 없다. 진중권, 김경율, 서민 등 진보인사들이 민주당을 향한 독설을 쏟아냈고, 원로 학자들도 비정상적인 민주당을 책으로 논문으로 비판했다. 하지만 이같은 경고음은, 각각 적폐언론, 배신자, 노(老)학자의 우매함으로 가볍게 치부됐다.

박영선 후보는 선거기간 동안 '진심'과 '진실'을 강조하며 '거짓말쟁이' 후보 심판을 호소했다. 하지만 어쩌나, '진심'과 '진실'은 더 이상 민주당의 자산이 아니다. 그 아름다운 가치는 조국 사태 이후로 무너져내린지 오래다. 언론도 알고 있고, 진보 논객과 학자, 몇 안되는 당내 소장파들도 알고 있었지만 민주당은 몰랐거나 모른 척했다.


◆ 민심의 회초리에 예외는 없다

선거는 질 수 있다. 문제는 그 이후다. 불같은 민심의 결과를 받아들고도 바로 다음날 민주당 최고위원은 "언론이 편파적이었던 게 문제"라며 또 다시 언론에 화살을 돌렸다. 이런 정도라면 5년 동안 네 번의 선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국민의힘의 악몽이 민주당이라고 비켜갈 것이란 법이 없다. / 서주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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