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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뉴스야?!] 다시 소환된 2년 전 보고서?

등록 2021.04.11 19:42 / 수정 2021.04.11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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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뉴스야 시간입니다. 정치부 서주민 기자 나와있습니다. 첫번째 물음표부터 볼까요?

[기자]
네, 첫번째 물음표는 "다시 소환된 2년 전 보고서?"로 하겠습니다.

[앵커]
무슨 보고서를 말하는 건가요?

[기자]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원회가 2019년 2월 작성한 "20대 남성지지율 하락요인 분석 및 대응방안"이라는 보고서입니다. 출구조사 결과, 20대 남성들이 오세훈 시장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낸 것으로 나오면서 이 문건이 다시 조명받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여권이 이미 2년 전에 20대 남성 지지층의 이탈 현상을 파악해 분석했고, 대응책까지 마련했었다는 얘기가 되는 겁니다. 서기자, 어떤 내용이 담겨있었나요?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직후 20대 남성의 국정지지율은 87%에 달했는데, 2년도 안돼 반토막이 났다고 했습니다. 성별할당제, 가산제 등 지속적으로 강화된 여성 편익 친화적 정부정책, 소통의지 부족 등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다만 20대 여성들을 '집단이기주의 집단' 으로 규정하는 등 성차별적 인식을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앵커]
논란은 있었지만 어쨌든 20대 남성의 이탈 현상 자체는 정확하게 짚어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던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은 20대 남성 이탈에 주목하기도 했습니다. 최 수석은 해당 보고서가 나온 바로 다음달, 결국 무산되긴 했지만 '청년 세대 내부의 주요 갈등으로 부상한 젠더갈등을 진단하겠다'며 전문가 토론회까지 준비했었습니다.

최재성 /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2019년 11월, BBS 라디오 '이상휘의 아침저널')
"젠더 문제라든가 징병으로 인한 어떤 청년들의 손실이라든가 이런 것을 어떻게 메꾸고 보완할 것인가…"

하지만 민주당의 경우 20대 여성들의 지지기반이 워낙 강했기 때문에 제약이 있었죠.

[앵커]
야당의 경우는 좀 달랐나요?

[기자]
하태경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20대 남성 이슈를 가장 적극적으로 대변해왔습니다.

하태경 / 국민의힘 의원 (2019년 1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4050때 남존여비를 왜 우리한테까지 적용을 하냐. 자기가 역차별을 받고 있는데…' 당장 군대 2년도 그렇잖아요. 아무런 보상이 없잖아요"

실제로 20대 남성들의 활동이 많은 인터넷 커뮤니티엔 "20대 남성 의견을 공론화해주는 국회의원 처음 봤다" "20대가 보수 정당을 찍게 만들어준 1등 공신"이란 글들이 다수 올라왔습니다. 다만 정치권이 성평등 정책에 대한 발전적 고민보다는 남녀갈등을 부추기는 방식으로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 해선 안된다는 비판도 적지 않습니다.

신경아 /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남자들 여자들 틀렸어' 이런 게 아니라 남성과 여성이 소통하게 하고 더 친해지게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까지는 정치권에서 더 부추겨왔고…"

[앵커]
첫번째 물음표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첫번째 물음표, "다시 소환된 2년 전 보고서?"의 느낌표는 "태영호의 반성문!"으로 하겠습니다. 유세 현장에서 혼신의 랩을 해 화제가 됐던 태영호 의원은 이번 선거 직후 "20대의 마음을 이끌었다는 안도보다는, 왜 여전히 20대 여성들의 표심을 얻지 못했는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선거가 지자체장의 성폭력에서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20대 여성들의 압도적 지지를 얻지 못했던 이유, 국민의힘 입장에선 더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대목일 겁니다.

[앵커]
두번째 물음표 보죠.

[기자]
네, 두번째 물음표는 "유시민, 야당 이해하게 됐다?" 로 하겠습니다.

[앵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오랜만에 등장했습니다. 야당의 뭘 이해하게 됐다는 건가요?

[기자]
유 이사장이 자신이 진행하고 있는 도서비평 팟캐스트죠, 알릴레오 북스에서 한 말입니다. 미 하버드대 교수가 함께 쓴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를 다루면서 언급했는데, 들어보시죠.

유시민 / 노무현재단 이사장 (지난 9일, 유튜브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야당이 왜) 지금 한국 정부를 독재, 민주주의 위기, 민주주의가 무너졌다, 이렇게 얘기하는지를 이해하는데 저는 약간의 도움이 됐어요. 국민의힘을 이해하는데 무척 도움이 됐어요, 이책이"

[앵커]
책 내용이 어떤 건가요?

[기자]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을 거론하며 전통적인 민주주의 체제도 쉽게 무너질 수 있다며 이른바 '연성독재', '유사독재'를 경고하고 있습니다. 주로 야당과 현 정부의 비판적인 논객들이 정부를 비판하며 인용했던 책입니다. 지난해 열린민주당 황희석 최고위원이 문재인 대통령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한 최대집 의협회장을 향해 진짜 그랬다면 "이미 고문당한 뒤 땅속에 묻혔을 것"이라고 반박한 적이 있는데 국민의힘 김근식 당협위원장은 이 책을 언급하며 "최근의 독재 현상도 공부 좀 하고 떠들라"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앵커]
그럼 설마 유 이사장이 야당의 지적에 동의한다는 의미로 이해를 해야 합니까??

[기자]
그런 것 같진 않습니다. 오히려 독재 정부에선 정치적 경쟁자를 없애려고 한다는 내용을 언급하며 종북 몰이에 열을 올렸던 과거 야권의 행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유 이사장이 어떠한 정치평론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었잖아요. 그런데, 정치적으로 민감할 수 있는 책을 고른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물론, 방송 전체적으론 현실 정치와 관련된 얘기의 비중은 상당히 적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선정한 건 좀 의외입니다. 책엔 언론이 가짜뉴스를 퍼뜨린다는 주장을 대중이 믿게 하도록 하고, 또 믿고 싶은 뉴스만 믿게 하는 확증편향을 부추긴다는 현상에 대해 경계하고 있는데 어용지식인을 자청했던 유 이사장도 그런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앵커]
유 이사장이 조국 전 장관 사태 때 조 전 장관을 비호하고, 또 근거없는 의혹을 제기했다가 사과하기도 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유 이사장은 사과문에서 "대립하는 상대방을 '악마화' 했다", "과도한 정서적 적대감에 사로잡혔고 논리적 확증편향에 빠졌다."고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방송에서 유 이사장은 이런 부분에 대해선 따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이 책을 인용했다고 말씀드렸죠, 김근식 당협위원장은 오늘 다시 페이스북에 "유 이사장이 책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심각한 오독증, 난독증 환자"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앵커]
두번째 물음표도 정리해보죠.

[기자]
네, 두번째 물음표 "유시민, 야당 이해하게 됐다?"의 느낌표는 "어떻게 어용지식인은 무너지는가!"로 하겠습니다. 책 제목에서 따왔는데요. 궤변 논란, 허위 주장 등의 기억이 아직 남아있어서 그런지, 유 이사장의 도서 비평이 썩 귀에 들어오진 않았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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