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택배 상자에는 개인정보가 많이 적혀있는데다, 낯선 택배기사가 방문하다보니, 여성들은 택배를 직접 받는 게 꺼려질 수 있지요. 그래서 서울시가 여성안심택배함이란 걸 만들었습니다. 예산을 투입해 9년 전, 11곳이던 택배함은 20배 넘게 늘었는데 정작 여성들의 이용률은 더 떨어지고 있습니다. 현장에 가보니,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전정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여성안심택배함 표지판을 따라가보니, 주차된 차량 뒤 후미진 공간에 택배함이 놓여 있습니다.
차지연 / 서울 동작구
"안심을 하려고 이용을 하는데 아무래도 어둡고 구석진 데 있다보니까 이용을 잘 안하게 되더라고요."
나무에 가려져 대낮에도 찾기 힘든 다세대 주택 지하주차장에 있는가 하면, 청년 유동인구가 적은 경로당 안에 설치된 곳도 있었습니다.
강남의 한 주유소입니다. 여성안심택배함이 이처럼 건물 안 깊숙이 있는데, 출입문 비밀번호를 모르면 이용이 불가능합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재작년 서울시가 집계한 여성안심택배함 수는 전년보다 7% 늘었지만, 이용자 수는 오히려 줄어들었습니다.
서울시내에 설치된 여성안심택배함 261곳을 유지보수하는데 들어가는 예산은 올 해에만 5억 원에 달합니다.
하지만, 설치된 택배함 3개 가운데 2개 꼴로 텅 비어 있는 상태라,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서울시 관계자
"지하철 역사 주변이나 유동인구가 많고 눈에 잘 띄는 곳을 설치기준으로 내려보내긴 하는데…"
서울시는 이용률이 낮은 택배함을 재배치하기로 했습니다.
TV조선 전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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