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회에서 왕자를 만난 신데렐라가 유리구두를 남긴 채 급히 사라집니다.
"그 수수께끼의 공주를 찾고야 말겠소"
왕자의 명을 받은 공작이 근위대장에게 지시합니다.
"모든 돌을 다 뒤집으시오"
'돌을 샅샅이 뒤진다'는 이 말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리스신화에서 유래한 관용구지요. 페르시아전쟁 때 장군 마로도니우스가 막대한 보물을 파묻어놓고 전사합니다. 이 소문을 들은 테베 사람이 보물을 찾으려고 신전에 빌자 제우스가 말합니다.
"마지막 하나까지 돌을 뒤집어보라"
시인이 고달픈 글쓰기와 징글징글한 세상을 푸념합니다.
"머리를 쓰고, 손을 쓰고, 수를 쓰고, 힘을 쓰고, 억지를 쓰고, 별놈의 짓을 다 쓰고… 밥이 쓰다"
검찰이 6대 범죄를 수사할 땐 사실상 법무장관과 검찰총장 승인을 받도록 하는 조직개편안을 박범계 장관이 추진하고 나섰습니다. 이렇게 되면 권력형 비리와 중대 범죄를 포착하거나 고소 고발이 들어와도, 총장이나 장관 승인 없이는 수사에 착수할 수 없게 됩니다.
지난해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이 부패와 공직자 범죄를 비롯한 여섯 가지만 수사하게 된 것을, 이제는 그나마 수사권마저 통제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소위 말하는 검수완박이라고 하는 것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으로…"
여당이 중수청을 신설해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려다 여론 반발에 부딪치자 다른 돌을 뒤집어보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는 후보추천위에서 천거한 네 명 중에 가장 적은 표를 받고도 대통령 낙점을 받았습니다. 박범계 장관은 "검찰총장 임명은 대통령 국정철학에 대한 상관성이 크다"고 공개적으로 밝힐 정도니까 발탁의 배경은 더 말할 나위가 없을 듯합니다.
그런 장관과 총장이 수사 착수 자체를 통제하겠다고 합니다. 검찰 수사가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체제를 만들어 놓으면 그 피해자는 과연 누구일까요? 설사 남은 1년 동안 그렇게 해서 권력형 비리 수사를 막을 수 있다고 한들 그다음은 또 어떤 일이 일어나겠습니까? 아무리 눈앞의 이익에 눈이 어두워져도 이렇게 할 수는 없는 겁니다.
시성 두보는 "관 뚜껑을 덮기 전에는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오늘의 거지가 부자가 되고, 충신이 역적이 되듯, 사람의 일이란 끝까지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5월 25일 앵커의 시선은 '그대, 보지 못하는가'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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