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윤석열, 이번엔 유명건축가 유현준 만났다…"LH 사태는 독과점 폐단 때문, 권력 집중은 反시장"
등록: 2021.05.31 18:54
수정: 2021.05.31 19:17
유력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유명 건축가인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부 교수를 만난 것으로 31일 확인됐다.
두 사람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사태와 주택 문제에 대한 접근법을 비롯해 획일화된 아파트 문화를 어떻게 개선해야 좋을지 등 도시 공간과 개발에 대한 전반적인 의견을 주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 교수는 이날 TV조선과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과 만난 사실을 인정하면서 윤 전 총장이 LH 사태의 원인에 대해 "독과점 구조는 폐단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한쪽으로 권력이 집중되는 것은 시장에 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고 여러차례 강조했다고 전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3월 일부 언론 인터뷰에서 LH 사태에 대해 "공적 정보를 도둑질해서 부동산 투기 하는 것은 '망국의 범죄'"라며 "시간을 끌고 증거를 인멸하게 할 것이 아니라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검찰총장을 사퇴한 직후 이뤄진 인터뷰에선 '수사 방향' 등에 대한 '검사의 시각'이 담긴 의견을 보였다면, 이번 유 교수와의 만남에선 LH 사태 등 부동산 투기 문제에 대한 '정책적 해법'을 논의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윤 전 총장과 유 교수는 부동산 재건축 문제에 대한 의견도 주고 받았다.
유 교수는 "실질적으로 주택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재건축을 해야 하는데, 중·소규모로 재건축을 활성화시키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고, 윤 전 총장이 동의했다고 전했다. 부동산 현안의 큰 쟁점인 '재건축 문제'에 대한 윤 전 총장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대목이다.
유 교수는 "윤 전 총장이 공부를 많이 하고 온 것 같았다"면서 유튜브 등을 통해 자신(유 교수)의 견해를 미리 파악하고 있었던데다 "서로 공통되는 견해가 많아 대화하는 동안 이견으로 각을 세운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2005년부터 홍익대 건축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유교수는 2017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과 함께 TVN 교양 프로그램 '알쓸신잡2'에 출연하면서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다.
또 건축가로서 도시 공간의 활용과 개발과 관련해 다수 언론에 기고하면서 정부의 주택 정책에 대한 쓴소리를 해왔다.
유 교수는 지난 2월 '조선일보'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새로 공급하는 모든 집을 임대주택으로 짓겠다는 정책은 국민 세금으로 표를 사겠다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임대주택 정책을 비판했고, 지난 22일 '주간동아' 인터뷰에선 "서울 재건축을 등한시한 정부의 3기 신도시 정책으로 결국 토건 세력과 LH가 이득을 얻을 것"이라는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3월 퇴임 후 정승국 중앙승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권순우 한국자영업연구원장 등과 접촉하며 노동, 외교·안보, 경제 분야와 관련한 논의를 해온 바 있다.
지난 17일엔 서울대 반도체 공동연구소를 찾아 반도체 연구 시설을 견학했고, 지난 24일엔 블록체인 게임 개발업체 '나인코퍼레이션'을 방문해 2030세대 청년 창업자들과 블록체인 등 신기술 분야를 학습하고 토론했다. 지난 29일엔 강원도 강릉에서 국민의힘 4선 중진인 권성동 의원을 만나 대선 출마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노동·반도체·블록체인 등 각 분야에서 '대선 수업' 행보를 해온 윤 전 총장과 유명건축가인 유 교수의 만남은 주택 정책과 도시 개발에 대한 학습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 김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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