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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신동욱 앵커의 시선] 2021 대한민국 '유스퀘이크'

등록 2021.06.11 21:49 / 수정 2021.06.11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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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새해 벽두, 더벅머리 청년 넷이 영국 BBC 라디오로 데뷔했습니다. 그날 밤 BBC TV에선 무명의 미국 가수가 주절거리듯 노래했습니다. 그해 미니스커트와 단발머리, 피임약도 나와 세상에 새 물결을 일으켰습니다.

그 1963년의 '반란'을 가리켰던 신조어가 '유스퀘이크', '젊음이 일으킨 지진' 입니다. 그로부터 42년이 지난 2천5년 정치에서도 '유스퀘이크'가 일어났습니다. 서른아홉 살의 데이빗 캐머런이 300년 역사의 보수당이 새 얼굴로 등극했습니다. 

"이(기존) 접근법은 구닥다리입니다. 나는 미래를 이야기하렵니다. 그(블레어 총리)도 한때는 미래이긴 했지만…"

그 8년 전 보수당은, 마흔한 살 토니 블레어를 앞세운 노동당에 정치적 궤멸을 당한 바 있습니다. 그 때부터 보수당은 블레어에 대적할 젊은 피를 찾아나섰고, 재선 경력의 풋내기 캐머런을 새대표로 뽑고 정권을 탈환에 성공했습니다.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1970년대 40대 기수론 이래 가장 젊고 가장 강력한 유스퀘이크가 세상을 흔들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과정에 동참해서 관성과 고정관념을 깨주십시오. 그러면 세상은 바뀔 것입니다"

정치 입문 10년 동안 금배지 한번 달아보지 못한 서른여섯 살 이준석 대표가 일으킨 지진은 곧 민심의 지진입니다. 지역과 계파, 연공서열과 당리당략에 매달리는, 낡고 늙은 정치를 무너뜨리겠다는 국민의 열망입니다. 이 대표는 그 스스로가 바람이 아니라, 민심의 바람이 돌리는 변화와 쇄신의 풍차라고 하는 게 정확할 겁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그의 성공과 실패는, 그를 일으켜세우고 띄워준 민심의 바람을 순풍으로 삼아, 60년 보수 정당을 어떻게 얼마나 뜯어고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저는 다른 생각과 공존할 자신이 있고, 과거에 얽매이지 않을 그런 용기가 있습니다"

영국 보수당은 캐머런의 '따뜻한 보수주의'와 함께 신보수주의 강령을 천명했습니다. 그 1항은 이렇습니다. "나와 가족의 건강과 부,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보수 정당이 서민의 아픔과 슬픔, 삶의 치열함을 이해하고 끌어안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이제 지진의 뒤를 따라 쓰나미가 밀려올 겁니다. 그리고 그 쓰나미가 지나간 자리에 누가 살아남을지, 알맹이와 쭉정이가 선명하게 가려질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6월 11일 앵커의 시선은 '2021 대한민국 유스퀘이크'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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