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른 가상화폐 거래소 신고의 '마감 시한'이 80여일 남은 가운데 국내 중소 거래소의 폐업 위기가 가시화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은행권의 '면책 기준 요구'를 거절하는 등 시중 은행이 신규 거래소 심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분위기가 조성되면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일 서울 중구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열린 햇살론 뱅크 업무 협약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은행권의 면책 기준 요구에 대해 "아예 생각도 안 했으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은행이 가상화폐 실명계좌 발급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들여다본 거래소에 추후 자금세탁 문제가 드러나도 심사 과정에서 고의·중과실이 없었다면 책임을 묻지 말아달라고 요구했지만 사실상 거절한 것이다.
은행권에서는 당국이 가상화폐 검증 책임을 떠넘겼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당초 거래소 심사에 소극적이었던 시중 은행이 심사의 문을 더 좁힐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정부 정책을 따를 수밖에 없지만, 은행들의 태도가 보수적으로 될 수밖에 없다"며 "메이저 은행에서 신규 거래소를 검토할 여지는 없어보인다"고 밝혔다.
중소 거래소는 사실상 폐업 위기에 처한 상태다. 한 중소 거래소 관계자는 "은행이 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을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자금세탁 등의) 우려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미 은행 실명계좌를 발급 받은 4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가 독과점을 형성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 개정된 특금법에 따라 정식 신고된 거래소에 한해 영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국내 거래소들은 9월 24일까지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고 은행 실명계좌를 발급 받아야 신고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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