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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신동욱 앵커의 시선] 알아야 면장을 하지

등록 2021.08.05 21:51 / 수정 2021.08.05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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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우리집이 된다면, 여기서 우리가 산다치면…"

영화 '기생충'에서 백수 가족이 주인 없는 빈집에 뒹굽니다. 그 뒷벽에 걸린 작품은 가족의 헛된 망상을 상징합니다. 철망을 겹쳐 만들어, 조명을 비추면 숲 풍경이 되고, 불을 끄면 어두운 벽이 됩니다. 그럴듯하지만 텅 빈 벽은, 작품 제목 '마야'처럼 '아무것도 없음'을 의미합니다.

'알아야 면장을 하지'라는 속담도 벽에서 나왔습니다. 여기서 '면장'은 시골 면장이 아니라, 공자 말씀 '면면장(免面牆)'이 줄어든 이 '면장(免牆)' 입니다. 담벼락을 마주하면 답답합니다.

그렇게 꽉 막힌 벽처럼, 아는 게 없고 소견도 좁은 고집불통 벽창호를 가리켜 면장(面牆) 이라고 하지요. 공자는 그런 사람이 되는 걸 면(免)하려면 공부를 해야 한다고 가르친 겁니다.

'벽창호'도 평안북도 억센 소 '벽창우'에 벽의 답답함이 더해 생겨난 말입니다.

"내 집 마련의 걱정이 없는 회가 앞당겨 실현될 수 있도록…"

1년 전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았던 13만 가구 공급계획이 여지껏 단 한 곳도 공급일정을 잡지 못하는 맹탕에 그치고 있습니다. 정부가 주도하는 이른바 공공 개발은, 빌 공 자 '공공(空空) 개발' 이었던 겁니다. 주민 협의와 동의 없이 무소불위 공권력으로 밀어붙이면 만사형통이라고 착각했던 데서, 이미 예상됐던 실패입니다.

그런 결과를 뻔히 눈으로 보면서도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오히려 더 반시장적인 부동산 공약을 이렇게 다투어 내놓고 있습니다.

"'엄마 우리 또 이사 가?'로 상징되던 임차인의 아픔을 보듬어드리기 위해 전월세 걱정, 이사 걱정 없는 시대를…"

임대차법은 또 1년 만에 어떤 결과를 낳았습니까. 젊은이, 서민들의 원룸 보증금까지 치솟으면서 전월세 난민들의 아우성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임대차법을 밀어붙였던 여당은 먼 산 불 보듯 합니다.

한술 더 떠 경제부총리는 "임대차법으로 세입자 다수가 혜택을 누렸다"고 자화자찬했습니다. 게다가 '지금 집 사면 큰일 난다'는 경고를 총리, 부총리가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집값이 안 잡히면 잘못된 정책을 돌아보는 게 정상인데, 말로 엄포로 집값을 잡겠다는 건가요. 내린다 내린다, 기우제만 지내는 무능과 무지, 막무가내가 가관입니다. 그러는 사이 서민, 젊은이들의 속은 새카맣게 타들어 갑니다.

8월 5일 앵커의 시선은 '알아야 면장을 하지'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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