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주요 대도시인 칸다하르와 헤라트를 연이어 장악했다고 AP, AFP통신 등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정부 관계자는 "칸다하르가 12일 밤 넘어갔다"면서 "정부 인사들과 수행단은 공항을 통해 가까스로 탈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또 다른 정부 안보 소식통은 탈레반이 헤라트를 장악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들 도시는 각각 아프가니스탄에서 수도 카불에 이어 두 번째, 세 번째 규모의 도시다.
두 도시의 함락 소식은 탈레반이 수도 카불 남서쪽으로 150㎞ 떨어진 교통 요지 가즈니를 차지했단 사실이 파악된 지 하루도 안돼 전해졌다.
이로써 아프가니스탄 34개 주도 중 12개가 탈레반의 수중에 넘어가게 됐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최근 미국, 영국, 독일 등 국제동맹군의 철군이 거의 마무리되면서 탈레반이 세력을 급속 확장하며 정부군을 위협하고 있다.
미국의 한 당국자는 전날 워싱턴포스트(WP)에 미군이 지금은 90일 이내에 수도가 함락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고 말하는 등 카불 함락이 예상보다 빨라질 거란 전망도 내놨다.
탈레반 진격에 아프가니스탄 치안도 악화하고 있다. 특히 외국 주둔군에 협력한 현지인들에 대한 보복 위협이 커지고 있다.
미국, 영국 국방부는 이날 자국민과 각국에 협력한 아프간인들을 철수시키기 위해 각각 3000명, 600명 규모의 군대를 일시적으로 추가 배치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은 아프간 주재 대사관의 직원을 줄이고 아프간 체류 미국민에겐 즉시 떠나라고 촉구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탈레반과 교전의 속도가 빨라지고 그 결과 아프간의 폭력과 불안정성이 증대하는 것은 큰 우려 사항"이라면서 "수주 내 대사관 직원을 핵심 외교 인력 수준으로 줄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현재 미 대사관에는 4200명의 직원이 있고, 상당수는 미국 시민권자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