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뉴스야 시작합니다. 정치부 최지원 기자 나왔습니다. 첫번째 물음표 볼까요.
[기자]
첫번째 물음표는 "이준석의 자동녹음?"입니다.
[앵커]
주말 사이 떠들썩했죠.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지난 13일 통화한 내용이 유출됐다는 건데, 음성 파일이 돈 건가요? 내용이 알려진 건가요?
[기자]
지금 보시는 내용이 유출된 내용 중 일부입니다. '이-윤 통화 녹취'라는 제목으로 '14시 47분, 약 2분간'이란 상세한 설명도 달렸습니다.
[앵커]
두 사람의 통화 자체는 사실 이 대표가 직접 공개했잖아요. 그런데 이 통화 내용을 문서로 만들었다는 겁니까?
[기자]
주말 기자들 사이에 공유된 이 대화록은 이렇게 통화 녹취 내용을 글로 푼 것처럼 돼 있는데요. 보시면 윤 후보가 '탄핵 발언'으로 논란이 됐던 캠프 총괄부실장인 신지호 전 의원에게 "단단하게 이야기했다" "정치권이라는 곳이 여기저기서 아무 이야기를 하는 곳이니까 이해를 부탁한다"고 하자, 이 대표가 "캠프 구석구석까지 이런 정서가 갔으면 좋겠다"고 답하는 내용 등이 담겼습니다.
[앵커]
여기까지는 이 대표가 직접 SNS를 통해 공개한 내용과 같아요.
[기자]
네, 근데 이 밖에도 "싹 함구령을 내려달라,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것 같다"는 이 대표 말과 "손을 잡고 가야된다, 우리가 흔들리면 안 된다"는 윤 전 총장 말도 구체적으로 담겨 눈길을 끌었습니다.
[앵커]
이것만 보면 녹취록으로 보이는데, 이 대표 입장은 무엇인가요.
[기자]
직접 통화를 해봤는데요.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이 대표는 "일부러 녹음한 것이 아니라 자동 녹음이 된 것이고, 녹취를 실무진에 전달한 적도 없고 실무진이 이 내용을 듣거나 풀지도 않았다"면서 "해당 글은 구두로 말한 것과 SNS 내용을 조합한 수준"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앵커]
녹취록이 아니라 '짜깁기'란 설명인데, 윤 후보 쪽에선 상당히 불쾌해하고 있죠?
[기자]
윤 후보 본인은 '공정과 상식'이란 표현으로 우회적인 비판을 남겼습니다.
윤석열 /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오늘)
"어제, 오늘 나라를 걱정하시는 많은 분들로부터 전화도 받고 국민의힘부터 먼저 공정과 상식으로 당당하게 무장되어야…"
[앵커]
이 대표는 녹취록은 없다고 하지만, 돌이켜보면 과거에도 이 대표가 녹취록을 언급한 사례가 있긴 했죠.
[기자]
과거 패스트트랙 충돌 당시에도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오신환 법사위원의 사보임을 강행하자 김 원내대표와 기자가 나눈 녹취록을 SNS에 공개한 적도 있고요. 당내에서 유승민 의원이 손학규 대표의 사퇴를 종용했다는 주장이 나오자, 이게 허위라고 반박할 때도 녹취를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앵커]
아직 상황은 좀더 지켜봐야겠지만, 이 대표의 주장과 달리 녹취록 작성이 만약 사실로 판명난다면, 거짓말 논란으로까지 불거질 수 있는 것 아닌가요.
[기자]
예, 말씀하신 대로 아직까진 상황을 좀더 봐야 하지만 이 대표가 앞선 전당대회 과정에서 김무성 전 대표를 만난 적이 없다고 했다가 사진이 공개되자 말을 바꾸거나, 5인 방역수칙 위반 때도 주인이 주의를 주지 않아 몰랐다고 했다가 CCTV가 공개되자 사과를 하기도 한 전례가 있긴 합니다.
[앵커]
첫번째 물음표 정리해볼까요.
[기자]
첫번째 물음표 "이준석의 자동녹음?"의 느낌표는 "이준석의 자동반사!"로 하겠습니다. 녹음 자체는 인정했지만, 녹취록 작성과 유포에 대해선 반박이 그리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죠. 이 대표가 당내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각종 설전과 논란에 바로바로 대응하는 측면이 있는데, 이제는 화려한 언변보다 듣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다음 물음표로 넘어가죠.
[기자]
두번째 물음표는 '궤도 이탈한 대한민국?' 입니다.
[앵커]
궤도를 이탈했다, 어떤 '궤도'를 말하는 건지 궁금한데요.
[기자]
김원웅 광복회장의 말입니다. 영상으로 먼저 보시죠.
김원웅 / 광복회장 (오늘)
"민족 정통성의 궤도를 이탈해 온 대한민국은 촛불 혁명으로 친일에 뿌리를 둔 정권은 무너졌지만 이들을 집권하게 한 친일 반민족 기득권 구조는 아직도 철의 카르텔 구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 문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대한민국의 국가 정통성을 광복회장이 부인하는 것으로 읽히는데요.
[기자]
네, 작년 광복절 행사에서도 이승만 전 대통령, 안익태 작곡가, 백선엽 장군을 모두 친일로 규정하고, 애국가 부정에 백 장군의 파묘까지 주장했습니다.
[앵커]
당시 예비역 단체 등에서 "건국역사를 부정하고 정치활동을 금한 광복회 정관을 어긴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던 기억도 납니다.
[기자]
그런데 이번엔 수위가 더 올라간 게, 대선을 불과 200일 정도 앞두고 이런 말도 했기 때문입니다.
김원웅 / 광복회장 (오늘)
"이런 세력은 대한민국의 법통이 임시정부가 아니라 조선총독부에 있다고 믿는 세력입니다. 친일파 없는 대한민국, 이런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습니다."
보수야당을 비판하며 여권의 재집권을 바라는 듯한, 사실상의 대선 개입 주장으로도 읽힐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앵커]
작년엔 현장에서 직접 축사를 했지만, 이번엔 사전 녹화된 영상을 틀었잖습니까. 이런 민감한 내용들을 행사 주최측에서 사전에 인지를 못했을 리가 없을텐데요.
[기자]
정부 측이 사전녹화 전에 초고도 받고 수정도 일부한데다, 탁현민 의전비서관도 녹화를 참관했다는 보도도 나왔는데요. 청와대 관계자는 해당 보도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 논란 자체에 선을 긋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앵커]
두번째 물음표 정리해보죠.
[기자]
네 '궤도 이탈한 대한민국?'의 느낌표는 '불편한 무한궤도!'로 하겠습니다.
국가보훈처 관계자 (지난 5월 20일 방송, TV CHOSUN '탐사보도 세븐')
"문제는 뭐냐면 워낙 이 광복회장이 독특한 캐릭터이기 때문에…"
광복회장의 문제의 언사들과, 추미애 전 장관 등 여권 인사들에게 수여한 상훈들, 독립운동 공적 신빙성을 두고 의혹이 제기됐던 부모를 미화한 만화까지, 무한궤도처럼 이어지는 논란에도 '독특한 사람'이라며 사실상 방관하는 정부의 태도도 국민으로선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광복절이나 삼일절마다 대통령의 연설보다 광복회장 발언에 논란이 집중되고 국민이 분열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아 보입니다. 최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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