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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女축구대표팀 전 주장 "선수들 목숨 위험…울고 있다"

  • 등록: 2021.08.18 11:52

  • 수정: 2021.08.18 12:37

2016년 3월 칼리다 포팔의 모습 / AP 연합뉴스
2016년 3월 칼리다 포팔의 모습 / A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자 축구를 싹틔우는 데 앞장섰다가 지금은 나라를 떠나 있는 칼리다 포팔(34)은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다시 장악한 자국에서 여자 축구 선수들이 위험에 처했다고 호소했다.

포팔은 18일(한국시간)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에게서 메시지를 받는다. 그들은 울면서 '우리는 버려졌고, 집에만 틀어박혀 나갈 수 없다'고 한다. 그들은 겁에 질려있다"면서 "잠을 이룰 수 없었고, 울면서 무력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포팔은 2007년 아프가니스탄에 처음으로 여자 축구대표팀이 생길 때 핵심 역할을 했고, 대표팀 주장을 맡았다. '축구하는 여성'의 상징적인 존재가 돼 반(反)여성주의 집단 등의 타깃이 됐고, 살해 위협이 이어지면서 결국 2011년 조국을 떠나 지금은 덴마크에 산다.

포팔은 "선수들은 비디오를 보내며 숨을 쉴 수 없이 두렵다고, 어떤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예전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쇼가 끝난 것 같은 느낌이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전·현 여자 축구 대표 선수들의 신변 보호를 위해 대표팀 트위터 계정을 닫았고, 선수들에게도 소셜 미디어 계정을 없애라고 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1996∼2001년 탈레반 통치 시절 소녀들은 교육받지 못했고, 여성들은 남성 보호자의 동행 없이는 외출이나 출근도 하지 못했다. 공공장소에선 부르카(얼굴까지 검은 천으로 가리는 복장)를 착용해야 했다. 여성의 인권은 폭력으로 탄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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