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천 물류센터 화재 당시 '먹방' 유튜브를 촬영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던 이재명 경기지사가 결국 사과했습니다. 어제까지만해도 화재 대응에 최선을 다했다며 과도한 비난이라고 항변했지만, 지난 2016년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직무유기로 고발까지했던 게 부메랑이 돼 돌아오자 고개를 숙인 겁니다. 하지만 사과를 두고도 논란은 이어졌습니다.
황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천 물류센터 화재 당일 황교익씨와 경남에서 떡볶이 먹방 유튜브를 촬영한 걸 두고 '세월호 7시간'과 뭐가 다르냐는 비판에, 이재명 경기지사는 "실시간 보고를 받고 지휘를 했다"는 점이 다르다고 했습니다.
이재명 / 경기도지사 (어제)
"마산에, 창원에 가 있긴 했는데 제가 실시간으로 다 보고를 받았고 파악도 다 하고 있었고"
하지만 5년 전 이 지사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고발했을 당시 고발장엔 "6번의 세월호 구조 관련 지시가 모두 '전화 지시'였고, 7번이 '서면보고'로 의식적 직무 포기에 해당할 수 있다"고 적시했습니다.
전화와 서면으로 보고받고 지시한 건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겁니다.
이 지사는 또 "만약 피고발인이 당시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면 직무유기죄 및 업무상 과실치사죄 성립의 중요한 증거"라고도 했습니다.
당시 이 지사는 오보로 드러난 '박 전 대통령 90분 올림머리 손질' 기사까지 공유하며 원색적 비판을 쏟아낸 바 있습니다.
하지만 본인은 소방대원이 화재현장에 갇혀 있던 순간에도 떡볶이 먹방이라는 '다른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여야할 것 없이 "내로남불 끝판왕"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허은아 /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어제)
"대규모 화재에 소방대장이 실종됐는데 떡볶이가 목에 넘어가십니까"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순직 소방관 장례식 조차 홍보 이벤트가 아니었냐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지난 6월 치러진 고 김동식 소방령 영결식에서 이 지사는 장의위원장을 맡았습니다.
논란이 가라앉지 않자 이 지사는 결국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음을 인정한다"며 사과했습니다.
하지만 진중권 전 교수는 "상황에 밀려서 한 사과"라고 지적했고,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은 "떡볶이 먹방에 대해서는 사과한마디 없었다"며 "사람이 죽어가는데 웃으며 먹방을 찍고 있는 비정상적인 인간성이 본질"이라고 비난했습니다.
TV조선 황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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