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신 것처럼 오늘 상황이 아주 급박하게 돌아갔는데, 지금부터는 이번 의혹의 실체와 윤석열 후보의 회견 배경과 관련해서 김정우 기자에게 좀 더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오늘 윤 후보 기자회견은 예정에 없던 것이었죠?
[기자]
네 회견 1시간 10분전에 공지가 됐습니다. 맹탕회견으로 끝난 김웅 의원의 기자회견이 끝난 지 6시간만에 기자들에게 전달이 됐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오늘 갑작스럽게 결정이 됐다고 봐야겠군요.
[기자]
캠프를 취재해보니 어제부터 '후보가 직접 나서야 수습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번 의혹에 윤 후보가 직접 연관이 됐다는 증거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나서는 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윤석열 특유의 정면돌파를 선택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준비된 원고도 없었고, 기자들의 질문을 다 받으면서 이번 의혹이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일종의 자신감을 지지자들에게 주려고 했던 걸로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오늘 윤 후보는 논란의 고발장을 '괴문서'라고 단정했는데, 그렇게 단정한 근거가 있습니까?
[기자]
네, 이번에 의혹이 제기된 고발장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지난해 4월3일에 당직자에게 전달된 것으로 한동훈 검사장과 부인 김건희씨 등이 피해자로 돼 있는 건이고, 4월8일에 접수된 다른 하나는 최강욱 의원의 선거법 관련입니다. 윤석열 후보는 실제 고발로 연결되지 않은 첫번째 4월3일 접수 건을 문제 삼았습니다. 한동훈이란 실명 보도가 나오기 전인데 고발장에 이름이 명시돼 있고, 4월3일 당일 일어난 일들까지 고발장에 적혀 있어서 검찰이 만들 수 없는 고발장이라는 걸 근거로 괴문서로 주장한 겁니다.
윤석열 /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한동훈 검사 사건 자체가 혐의 없음 결정을 해야 그 다음에 명예훼손 문제가 거론될 수 있는데 채널A 가지고 도대체 장사를 얼마를 했습니까? 그러면 그걸 야당이 고발장을 내면 수사할 수 있습니까? 야당을 통해서 고발을 시켜가지고 뭘 어쩌자고 한다는 겁니까? 상식에 맞아야 가능성이 있는 거죠."
[앵커]
그런데, 중요한 건 일단 '전달자'로 적혀 있는 손준성 검사가 실제 이 문건을 작성했는지, 이걸 확인하는게 먼저 아닙니까? 그래야 윤석열 후보와의 연관성도 확인할 수가 있고요.
[기자]
네, 맞습니다. 손준성 당시 수사정보정책관은 대검에서 검찰총장의 지휘를 받는 위치에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윤 후보는 "정당한 일이나 본래 하는 일이면 총장 뿐 아니라, 대검차장에게도 보고한다"고 했습니다. 또 "정책관 혼자 움직일 수 있다" 고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설령 손 검사가 그런 문건을 만들었다고 해도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라는 점을 강조한 겁니다. 그런데 당시 법무장관이었던 추미애 전 장관은 "총장의 지시 없이는 안 움직이는 자리"라며 "손발이 하는 일을 몰랐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8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
[앵커]
그런데 윤석열 후보가 이 의혹을 인터넷 언론에 전한 제보자의 신뢰성에 대해서도 강하게 문제를 삼았어요. 이 제보자가 누구길래 이렇게 논란이 되는 겁니까?
[기자]
네. 윤 후보는 김웅 의원으로 파일을 처음 전달받은 한 당직자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해당 인사와 어제 여러차례 통화로 물어봤습니다만, 제보 사실을 긍정도 부인도 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첫 보도를 한 매체의 취재기자와는 여러 번 만난 사이라고 인정했고, 지난해 4월경 김웅 의원과 접촉한 경위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어제 공익신고 보도가 나온 이후엔 본인은 '신고자'가 아니라고 전면 부인했습니다. 이 당직자는 과거 몇 가지 큼직한 논란에 휘말린 전력이 있는데, 윤 후보는 이런 전력을 염두에 두고 제보자의 신뢰도를 문제 삼은 것으로 보입니다.
윤석열 /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여러분 전부 다 알고 계시죠? 그 사람의 신상에 대해서. 과거에 그 사람이 어떤 일을 벌였는지 여의도판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고..."
[앵커]
어찌됐든 윤석열 후보가 고발을 사주했다는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는 다소 실체가 모호한 공방으로 흐를 가능성도 있겠군요.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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