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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해시도한 날…함장은 "정 일병 빼고 갑판 집합" 2차 가해

귀국 간부들 조사
  • 등록: 2021.09.12 19:13

  • 수정: 2021.09.12 19:24

[앵커]
집단 괴롭힘에 시달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해군 정 일병 사건 속보 전해드립니다. 사건 직후 청해부대 집단감염 수습 임무에 파견됐던 간부들이 어제 귀국해 조만간 소환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정 일병이 자해 시도를 하던날 간부들이 정 일병을 제외한 전부대원을 따로 집합시켰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2차 가해'란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윤동빈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선임들의 구타와 가혹행위를 신고했지만, 가해자와의 분리 없이 승조원 생활을 계속 해야만했던 정 일병이 자해를 시도한 건 지난 3월 26일입니다.

이 사실이 강감찬함장에게 보고되자, 함장은 부함장을 시켜 공개 방송으로 "정 일병 빼고 전원 갑판 위로 집합"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방송을 들은 정 일병은 철로 된 벽에 스스로 머리를 박으며 "저렇게 하면 내가 문제 일으킨걸 다 알게 되는데"라며 괴로워했다고 한 간부가 조사 과정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해군 故 정 모 일병 어머니
"그 방송을 부함장이 하니까, 저렇게 하면 또 내가 더 힘들어진다고. 왕따 상황을 미움받으니까, 괴로워하는걸 ○○○이 봤대요."

유족 측은 구타와 폭언을 한 선임병들 외에도 간부 역시 정 일병 사망에 책임이 있다고 보고 추가 고소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박민규 / 안팍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피해자를 제외한 전원을 공개된 장소인 갑판에 모아 놓고 정 일병에 대한 피해 사실을 공표한 것은 제2차 가해를 당한 것으로…."

강감찬함 간부들은 청해부대 집단 감염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지난 7월 아덴만으로 떠났다가 문무대왕함을 이끌고 어제 귀국했습니다.

해군 군사경찰은 강감찬함 함장과 간부들이 코로나 검사와 격리 절차를 마치는대로 소환 조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TV조선 윤동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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