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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뉴스야?!] '어후명' 변수 있나?

등록 2021.09.19 19:31 / 수정 2021.09.19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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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뉴스야 시작합니다. 정치부 최지원 기자 나왔습니다. 첫번째 물음표 보죠.

[기자]
첫번째 물음표는 '로비스트가 투자자로?'입니다.

[앵커]
누구 얘깁니까?

[기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중심이죠. 부동산 개발업체 화천대유의 자회사격인 천화동인 4호 주주로 밝혀진 A 변호사 얘깁니다. 이재명 후보는 '한탕주의'를 노리던 민간개발업자들의 로비와 압력에도 불구하고 공영개발을 추진했다고 말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지난 14일)
"공영개발 포기 로비를 하던 민간 사업자들은 닭 쫓던 개가 됐죠. 성남 시민들은 수천억대의 이익을 확보할 기회가 생긴겁니다. 개발업자들의 ‘한탕주의 노림수’는 결국 무산됐고…"

그런데 투자자 중 한 명인 A 변호사의 경우 최종 무죄판결을 받긴 했지만 LH가 공영개발을 포기하도록 정치권 등에 로비하는 대가로 시행사 대표로부터 8억 3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까지 받았습니다.

[앵커]
이 후보가 무산시켰다는 '한탕주의' 민간 사업자 관계자 결국, 다시 대장동 사업으로 이익을 가져갔다는 거군요. A변호사의 경우 얼마를 투자한 건가요?

[기자]
천화동인 4호 주주로서 투자한 금액만 보면 7천만원 가량입니다. 천화동인 4호가 3년 동안 가져간 배당금만 1000억원이 넘기 때문에 A변호사 역시 수백억원의 이익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앵커]
당시 성남시는 A변호사 등의 투자 사실을 몰랐던 건가요?

[기자]
SK증권을 통한 특정금전신탁 방식으로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에 투자자를 알 수 없었다는 입장입니다. 실제로 서류 상으론 SK증권이 투자한 것으로만 돼있고, 그동안은 실제 투자자들이 감쳐줘 왔습니다.

[앵커]
왜 일반적인 방식이 아니라 투자자가 누군지 감추는 방식을 쓴 걸까요?

[기자]
바로 그 부분이 의문입니다. A 변호사는 과거 불미스런 일에 연루돼 있던 만큼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투자하는 방식을 원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수익 배분 구조상 개발 이익 대부분을 가져가는 보통주의 실제 주인을 성남시가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것 아니냔 지적이 나옵니다.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실제 투자자와 관련된 서류를 제출받았는지 여부를 문의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화천대유 대표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실제 투자자들은 기자 출신이자 화천대유 소유주인 "김모씨를 따라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사람이 대부분"이라며 차명 주주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앵커]
첫번째 물음표 정리해보죠.

[기자]
'로비스트가 투자자로?'의 느낌표는 '황금닭 잡은 개!'로 하겠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당초 개발수익을 노리던 민간업자들이 공영개발 추진으로 닭쫓던 개 신세가 됐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론 닭, 그것도 황금닭을 잡은 상황이 됐습니다.

[기자]
두번째 물음표는 '어후명 변수 있나?'입니다.

[앵커]
어후명이라는 게 어차피 후보는 이재명이다 이거죠? 민주당 경선 얘긴데, 지금 대장동 개발 의혹이 민주당 경선판에 큰 변수가 되는 분위깁니다. 다음 주말 호남 경선에서 이런 의혹이 판세에 영향을 줄 지 여부가 관심이 되고 있어요.

[기자]
아직 방향성을 예단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일단 호남 지역 지지율만 한 번 따져봤습니다. 공교롭게도 정세균 후보 사퇴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논란이 불거진 시점은 모두 13일이었습니다. 이날과 다음날까지 이틀 동안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호남 지지율은 이재명 후보 50.1%, 이낙연 후보 32.3% 추미애 후보 7.1%를 기록했습니다. '없다'는 응답은 8.3%이었습니다. 9월 첫주차에 이뤄진 같은 업체의 조사에선 이재명 34%, 이낙연 30%, 추미애 1%를 기록과 비교하면 세 사람 모두 수치가 올라가긴 했지만, 이재명 후보 지지율의 상승폭이 큰 편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없다' 즉 후보를 선택하지 않은 기권표가 22%에서 8.3%로 확 줄었습니다. 정세균 후보 사퇴 전에는 호남의 3자 구도가 양자구도로 바뀌는 과정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될 사람에게 몰아주자는 게 그간 호남의 전략투표로 이어지곤 했는데, 대장동 개발 특혜 논란은 영향이 별로 없었던 건가요?

[기자]
대장동 개발에 대해 거의 전체 언론이 강하게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은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시간이 좀 더 지난 14~16일 여론조사에서도 호남에서 이재명 후보 선호도는 호감이 51%로 비호감 35%를 훌쩍 뛰어넘은 반면, 이낙연 후보는 호감과 비호감이 동률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번 추석연휴 기간에 호남민심이 대장동 의혹을 어떻게 바라봤는지, 내주초에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 파악이 가능하겠군요.

[기자]
네 맞습니다.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의혹에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다는 근거가 나올 지가 핵심 변수가 될 듯합니다. 아직까지는 성남시의 문제고 이재명 후보는 지휘 차원의 책임만 제기되는 상황인데, 막대한 개발이익이 민간으로 흘러들어가는 과정에 누군가 부정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가 명확히 드러나는 시점이 여론의 향배를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느낌표 정리해보죠.

[기자]
'어후명 변수 있나?' 의 느낌표는 '호남이 게임체인져!'로 하겠습니다. 민주당 대선 경선 역사의 한 장면으로 꼽히는 게 바로 2002년 3월 16일 광주의 선택입니다. 안정적 대세였던 이인제 후보를 꺾고 부산 출신의 개혁적 인물 노무현 전 대통령이 104표차 '광주 이변'을 낳아 전국 돌풍까지 불러 일으켰죠. 광주전남 한화갑과 전북의 정동영도 속수무책이었습니다. 대세론 이재명 후보와 호남 후보 이낙연, 모두 안심할 수만은 없게 하는 대목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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