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사회

"이게 사는 겁니까"…태풍 휩쓴 포항 죽장면 '우울한 명절'

등록 2021.09.21 21:24 / 수정 2021.09.21 21:30

  •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앵커]
지난해 추석에 비하면 가족 간 만남이 많아진 명절이었는데, 여전히 가족만남이 어려운 마을이 있습니다. 한 달 전 태풍 '오마이스'로 주택 백 여 채가 부서지고 물에 잠긴 포항 죽장면 얘긴데요, 어찌어찌 차례를 지내긴 했는데, 보고 싶은 손자를 부를 집은 언제 복구가 될지 기약이 없습니다.

이민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불어난 하천물에 학교 담벼락이 무너집니다. 산사태가 경찰차를 덮치고, 출동한 헬기가 거센 물살에 고립된 농민들을 구조합니다.

이곳 포항 죽장면 일대는 한달전 태풍의 영향으로 주택 123채가 부서지거나 물에 잠겼습니다.

한 달이 지났지만 마을 곳곳에 수해의 여파가 남았습니다. 지반이 내려앉아 부서진 집은 복구는 엄두도 내지 못한 채 방치됐습니다.

최준희 / 대구시 북구
"딸이 모셔 간거지. 살데가 없으니까. 여기 집에 못 살아요. 집에 물 다차서."

주민들은 추석 명절에도 자녀들의 방문을 말려야 했고, 일부 주민들은 간단한 차례만 지내고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박종길 / 대구 수성구
"(예전엔) 바쁘게 바글바글했는데, 물난리로 인해서 인적이 완전 끊긴 상황입니다. 많이 썰렁합니다."

추석인 오늘 새벽부터 내린 가벼운 비에도 수해 주민들은 가슴이 철렁합니다.

최옥선 / 포항시 죽장면
"난 손자도 보고 싶고, 보고 싶지만 오라는 소리를 못한다니까요. 추석은 무슨 추석. 이게 사는 겁니까?"

정부가 지난 6일 마을 일대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지만, 삶의 터전을 빼앗긴 주민들은 우울한 추석을 보내야 했습니다.

TV조선 이민재입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