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합천 해인사에는 조선시대에 팔만대장경을 종이로 찍은 인경책이 보관되고 있죠. 이 인경책이 만들어진 지 123년 만에 처음으로 바깥 나들이를 했습니다. 인경책 1270권을 모두 꺼내 햇볕과 바람으로 종이의 습기를 없애는 사찰 전통 의식을 한 건데요, 이성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경남 합천 해인사입니다. 팔만대장경을 보관하는 장경판전 보관고에서 두툼한 책이 끝없이 나옵니다.
1898년 종이에 인쇄한 팔만대장경 인경책입니다. 장갑을 낀 승려와 신도들이 조심스럽게 책장을 넘깁니다.
팔만대장경 인경책 1,270권 전체가 빛을 보고 바람을 쐰 것은 인쇄한 지 123년 만에 처음입니다.
포쇄는 대장경으로 찍은 경전을 오래 보존하기 위해 습기를 말려 부식을 막고 곤충을 없애는 사찰 의식입니다.
경암 스님 / 해인사 팔만대장경보존원장
"부처님 말씀이 바람결에 한번 스쳐 지나가는 그런 의미가 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우리 마음 속에 새긴다는 그런 의미가..."
해인사는 고려시대부터 3년에 한 번 씩 팔만대장경과 고려실록 등을 포쇄한 역사를 지녔습니다.
김혜자 / 해인사 신도회 부회장
"선조님들께서 어떻게 이렇게 지혜가 있으셨는지 마음이 울컥할 때가 있어요. 오늘 경전을 열어 보니까."
123년 만의 외출을 마친 팔만대장경 인경책은 5시간만에 다시 장경판전 보관고로 되돌아갔습니다.
TV조선 이성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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