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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CSI] "텀블러, 200번 이상 써야 '친환경' 효과 있다"

등록 2021.10.18 21:37 / 수정 2021.10.18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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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판촉에 쌓이는 텀블러


[앵커]
유명 커피 전문점들이 일회용품을 줄이고 환경을 보호하자며 텀블러 기획상품을 경쟁적으로 내놓습니다. 그런데, 텀블러 한 개를 몇 번 사용해야 그 의미가 퇴색되지 않는지 생각해본 적 있으실까요. 일부 커피전문점이 때마다, 텀블러 등 관련 제품을 내놓기 바쁘다 한들 합리적 소비가 필요해보입니다.

소비자탐사대 윤서하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학가의 한 커피 전문점. 입구에 진열된 각양각색 텀블러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봄 에디션이 있고, 여름 에디션도 있고, 가을 에디션도 있고…”

추석이나 핼러윈 데이 등 특별한 날이면 한정판 기획상품이 쏟아져 나옵니다.

이서영 / 충남 서산
“매장별로 개수가 별로 없으니까... 아 이게 빨리 팔릴까봐.”

업계에서는 텀블러를 통해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일 수 있다며 소비자를 유혹하는데. 실제 텀블러 구매가 얼마나 환경에 도움이 되는 걸까. 

해외 연구결과에 따르면 스테인리스 재질은 220번, 플라스틱은 50번 이상을 사용해야 친환경적입니다.

이 정도 쓰기 전에 버린다면 같은 횟수 일회용품을 쓰는 것 보다 제조-폐기 과정에서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습니다.

스테인레스 텀블러를 샀다면 7개월 동안 매일 한 번 이상 써야 하는 셈입니다.

오태훈 / 부천시 상동
"(220번 정도 써야) 진짜요? 100번도 많은 거 아닌가?"

우리 주변의 텀블러는 그 정도 사용되는 걸까. 제작진 5명이 집에서 보관 중이던 각종 텀블러를 가져와 봤습니다. 

이렇게 모인 텀블러는 모두 42개. 매일 한 번씩 15년 이상을 써야 비로소 환경 보호가 되는 셈입니다. 하지만 실제 재사용 횟수는 여기에 크게 못 미칩니다.

임유진 / 은평구 진관동
“(텀블러) 15~20개 되는 편. 1개당 한 세 번 쓰면 많이 쓰지 않았나 싶어요.”

업계에서는 각종 판촉 행사를 위해 텀블러 등 기획 상품을 앞 다퉈 쏟아내고.

"텀블러 종류가 70가지가 더 넘게 나오네요."

텀블러 구매도 친환경 소비보다 수집이나 웃돈을 노린 재테크 수단으로 변질되기도 합니다.

"아침에 줄 서서 다 사가신대요. 없대요, 가면"

환경단체에선 친환경을 내세운 판촉, 즉 '그린워싱'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집니다.

유미화 / 녹색소비자연대
“친환경 제품을 판매하는 것처럼 홍보하고 광고하지만, 한 겹을 벗겨보면 속임수인 거예요. 잠자고 있는 텀블러를 사용하게끔 커피 매장에서 유도를 해야 되는 거죠.”

이렇다 보니 업계 안팎에서도 과도한 텀블러 마케팅을 중단하란 목소리까지 나옵니다. 친환경을 앞세운 상품이 오히려 환경을 훼손하는 건 아닌지...

소비자탐사대 윤서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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