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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장애인 일상 옥죄는 '터치 세상'…"햄버거 가게 '직원 호출'마저 터치"

등록 2021.10.24 19:19 / 수정 2021.10.24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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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휴대전화는 물론 현관문, 가전제품, 그리고 음식 주문까지. 웬만한 일상이 누르지 않고 터치로 이뤄지는 세상이죠. 하지만 손의 감각만으로 확인하고 눌러야하는 시각장애인들에게 터치 기능은 일상조차 누리지 못하게 하고, 위험에도 노출시키는 장벽입니다. 무인화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있는 이 때, 터치 시스템이 모두에게 이로울 방법은 없는 지, 점검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안윤경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누구나 한번쯤은 깜빡할 수 있는 현관 카드키, 시각장애인 윤정식 씨가 깜빡하기라도 하면, 집에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터치식 현관문은 무얼 눌렀는지 촉감만으론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비밀번호가 일치되지 않았습니다. 비밀번호를 다시 확인하십시오.) 왜 안 맞는 거야, 맞게 누른 것 같은데…."

'터치식 가전제품'은 불편함을 넘어 위험합니다.

윤정식 / 시각장애인
"(인덕션 작동을) 중지하는 과정에서 그 버튼을 찾을 수가 없다…훨씬 더 위험성이 있죠."

윤 씨에게 자주 필요한 장애인증명서, 터치식으로는 무인기 발급이 쉽지도 않거니와, 보이지 않아 많이 눌렀을 뿐인데

"(지난번에) 다 고장 내고 가시고 그랬거든요?"

윤정식
"저희가 무슨 고장을 내요! 고장이 나있었어요."

오해마저 사게되면 서운하기까지 합니다. 

무인 상점은 엄두도 못 냅니다.

기계음
"화면에 보이는 그림처럼 현금을 투입구에 넣어주세요."

햄버거 가게엔 '직원호출' 버튼마저 터치식,

윤정식 / 시각장애인
"옆 사람은 주문해서 음식을 수령하는 데까지 3분도 안 걸렸다는 사실에 많이 대조감을 느끼면서도….“

서울 시내 공공과 민간 무인 기계 설비, 즉 키오스크 245대를 조사했더니 반 이상이 '시각장애인 사용 불가' 상태였습니다.

시각장애인들은 이러한 무인시스템이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하고 5개 기업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경석 / 시각장애인
"공공 기관조차도 접근성 가이드라인이 있음에도 그걸 안 지키는 데도 많고…."

장애인이 정당한 편의를 제공받도록 한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정안'은 시행까지 1년이 넘게 남은 상태입니다.

TV조선 안윤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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