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면 꽃 길마다 먹거리 장터가 서곤 합니다. 시인이, 모처럼 신바람 난 노점들을 보며, 봄꽃이 잠시 실업률을 낮춰주는 까닭을 생각합니다.
"겨우내 직업소개소를 찾아다니던 사람들이, 벚나무 아래 노점을 차렸습니다. 솜사탕 번데기 뻥튀기"
가난 구제는 나라님도 못한다지만, 보다 못한 벚나무들이 나선 거라고 시인은 말합니다. 다시 한번 힘내서 살아보라고…
어느 겨울, 받을 돈이 있다는 친구를 따라, 시인이 외진 동네 순댓국집에 갔습니다. 몸이 불편한 남자와 더 불편한 아내가 차려준 밥상을 받으며, 친구는 불쑥 "행복하냐"고 물었습니다. 빚 받으러 가서 어쩌자고 그런 질문을 했을까요. 친구는, 한사코 받지 않겠다는 밥값을 놓고 일어섰습니다. 빚 얘기는 꺼내지도 못했습니다. 시인이 친구에게 시로 물었습니다.
"요란한 눈발 속에서 홍시 만한 붉은 무게가 너의 가슴에도 맺혔느냐고"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음식점 총량제를 운용해볼까 생각했다"고 밝혔다가 "당장 시행한다는 건 아니라"고 한 발 뺐습니다. 그러더니 불쑥 자영업자들을 불나방에 비유했습니다. 무슨 뜻인지는 알겠습니다만 해서는 안 될 말이지요. 불나방은, 무작정 불 속으로 날아들어 타 죽고 마는 병적 집착을 상징합니다.
그런데 절박한 처지에서 식당을 차려서라도 살아 보려는 많은 사람들을 그 부질없는 불나방에 비유하다니요. 그들이 사라지면 경기가 좋아지고 서민들의 삶이 나아질까요? 총량제는 빈자리가 나야 정부 허가를 받아 개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제도입니다. 당연히 마음대로 식당도 못 하느냐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론 이미 가게를 가진 자영업자들은 귀가 솔깃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후보는 "영업면허를 이삼백 만 원 받고 팔 수 있게" 라고 했지만, 웃돈이 그 정도만 붙겠습니까. 이걸 모를 리 없는 이 후보가 왜 자영업자 간담회에서 이 문제를 꺼냈는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이 후보는 총량제를 "선량한 규제"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시장과 상식을 거스르는 이런 규제들이 어떤 부작용을 불러왔는지, 우리 자유를 어떻게 침해해 왔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권위주의 정부가 장발과 미니스커트를 단속하면서 아름답고 선량한 풍속, '미풍양속'을 내세웠고 국민의 식탁까지 간섭하면서 '식생활 개선' 이라는 아름다운 구호로 치장한 기억, 그리고 멀리 갈 것도 없이 전·월세 잡는 선량한 목적으로 만들었다는 임대차법 때문에 지금은 또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까?
선거가 다가오면서 정치인들의 말 잔치가 갈수록 화려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대부분이 서민들의 삶을 이어주는 밥 한 공기 가치만도 못한 '말장난'인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듯 합니다.
10월 29일 앵커의 시선은 '그들의 눈물을 아십니까'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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