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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취재후 Talk] 文 "LNG, 탄소중립 여정에 큰 힘"…전문가들 "LNG의 탄소배출, 원전의 40배"

등록 2021.11.15 19:51 / 수정 2021.11.15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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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열린 한-모잠비크 부유식 해양 LNG 액화 플랜트(FLNG)선 출항 명명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원전보다 40배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LNG(액화천연가스)를 '저탄소 에너지원'이라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국내에서 '탈원전'을 밀어붙이고 있는 문 대통령은 LNG를 탄소중립으로 이행하는데 꼭 필요한 "훌륭한 에너지원"이라고 했지만, 영국 프랑스 등 유럽 각국은 원전의 경제성과 친환경성에 주목하면서 원전 확대에 나서고 있다. 현정부 임기 내내 숨죽여왔던 한전, 한수원 등 에너지공기업 사장들도 최근 들어선 공개적으로 원전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야당에선 "임기말 '탈원전' 정책이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 문 대통령 "LNG, 탄소중립으로의 여정에 큰 힘"

문 대통령은 15일 경남 거제 삼성중공업 조선소에서 열린 '대형 부유식 해양 액화천연가스 플랜트'(FLNG) 출항 명명식에 참석해
"'코랄 술 FLNG'가 대량 생산하게 될 LNG는 세계가 탄소중립으로 가는 여정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FLNG는 해상에 부유한 상태로 천연가스를 채굴·정제한 뒤 이를 LNG로 만들어 저장하는 해양플랜트로, 이른바 '바다 위 LNG 생산기지'로 불린다.

코랄 술 FLNG는 아프리카 모잠비크 해상으로 이동해 2022년부터 생산을 시작해, 우리나라 연간 LNG 소비량(2020년 기준)의 8.5%에 해당하는 연간 340만톤을 생산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명명식에서 "세계는 지금 LNG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재생에너지, 그린 수소와 같은 무탄소 에너지로의 완전한 전환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탄소중립에 이르는 과정 동안 화석연료 중 탄소 배출량이 가장 낮고 발전효율이 높은 엘엔지는 석탄과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저탄소 에너지원"이라고도 했다.

국내 조선소가 만든 FLNG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석탄·석유 에너지를 대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미를 강조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앞서 문 대통령은 최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세계적인 석탄 감축 노력에 동참하기 위해 2050년까지 모든 석탄 발전을 없애겠다고 밝힌 바 있다.

■ LNG, 기후위기 대응 위한 대체제 될 수 있을까?

하지만 전문가들은 LNG보다는 원전이 탄소중립 달성에 있어 훨씬 더 훌륭한 '가교 에너지(bridge energy)'라고 말한다.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TV조선과의 통화에서 "LNG도 화석연료이기 때문에, 석탄의 절반에 가까운 탄소가 배출된다"며 "이는 원전에 비하면 40배가 넘는 양"이라고 했다.

실제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자료의
'발전원별 생애주기 탄소배출량 (g/kWh)' 에 따르면 석탄 820, LNG 490, 태양광 48, 해상풍력 12, 원전 12, 육상풍력 11 순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LNG보다는 원전 활용을 늘리는게 훨씬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특히 LNG는 카타르, 러시아, 미국(셰일가스) 등 생산지가 한정적이어서 지정학적 요인에 의해 가격이 폭등할 가능성도 크다.

■ 기후와 에너지 딜레마 속…프랑스 마크롱 "탄소감축 위해 원전 신설"

우리와 달리 오래전부터 반핵 운동이 거셌던 유럽에선 오히려 원전 확대로 탄소중립을 이루려는 움직임이 확연해지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9일 (현지시간) 대국민담화에서 '2050년 탄소중립(넷제로)' 달성을 위해 신규 원자로 건설 추진을 선언했다.

그는 "프랑스의 에너지 자립을 보장하고, 205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원자로 건설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취임 초기 원전 비중을 줄이겠다고 약속했던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영국도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개발 사업에 2억1,000만 파운드(약 3,326억 원)를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나라 모두 탄소중립 계획을 실현하려면 과도기 에너지원으로 원전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

국내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온다. 현 정부 들어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원전 없이 탄소중립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가 원전 대신 확대하고 있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는 생산비가 높고 기후상태에 따라 발전량이 들쭉날쭉해서 안정적 발전원으로 삼기 힘들다는 지적이 높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TV조선과의 통화에서 "태양광 발전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해선 낮에 생산한 전기를 저장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가 필요하다"며 "문제는 현정부가 목표로 하는 태양광 발전비중에 도달하기 위해선 ESS 구축에만 1000조원이 넘는 막대한 자원이 투입된다는 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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