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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설명서 서반장 vs 김반장] 이재명의 '탓탓탓'

  • 등록: 2021.11.16 21:44

  • 수정: 2021.11.16 22:21

[앵커]
차기 대통령 선거가 오늘로 113일 남았습니다. 모든 선거가 그렇지만 이번 선거 역시 하루가 멀다하고 쟁점과 이슈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당팀과 야당팀 취재를 지휘하는 현장 반장을 스튜디오로 불러 돌아가는 이야기를 깊숙히 들어보는 '대선설명서, 서반장 김반장'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뉴스에서 들을수 없는 정치권의 깊숙한 뒷얘기들을 저도 기대해 보겠습니다. 여당의 서주민 반장 야당의 김정우 반장, 어서 오십쇼. 먼저 여당 이야기부터 들어보죠.

[서주민]
네 제가 준비한 설명서는 '이재명의 탓탓탓'입니다.

[앵커]
노래제목 타타타가 아니라 남탓을 한다는 의미의 그 '탓'인 거죠? 

[서주민]
그렇습니다. 후보 선출 한 달이 넘었고, 매머드 선대위까지 꾸렸는데, 지지율은 답보상태죠. 그래서일까요, 요즘 부쩍 남탓이 많아졌습니다.

언론 탓
"언론 환경이 매우 나빠서 우린 잘못한 것이 없어도.."

관료 탓
따뜻한 방안 책상에서 정책 결정하는 거 깊이 반성핲 필요가 있겠다.."

당 탓
"제가 느끼기엔 기민함이 부족하지 않냐.."

윤석열 후보 일가에 대한 수사가 미진하다면서 최근엔 검찰 탓도 했습니다.

[김정우]
사실 국민의힘에선 대장동 의혹에 대한 특검 여론이 70%에 육박하는 상황이다보니 주변 탓을 하면서 시선을 돌리려는 의도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대장동 의혹 땐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내내 야당탓하더니, 언제까지 남탓 만 할 것이냐는 것도 공격 포인트고요.

[앵커]
이재명 후보는 워낙 선거를 잘 아는 사람인데 이게 단순한 남 탓이 아니라 숨은 전략일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서주민]
관료, 검찰, 언론을 '기득권 세력'으로 몰면서 개혁적 후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이 '프레임'대로라면 자신의 공약이나 정책에 반대하거나 비판적인 기재부, 언론들은 모두 기득권을 지키려는 수구세력이 되는 것이죠. 이 후보가 90%가 혜택을 보는 국토보유세 도입에 반대하는 건 바보짓이라면서 '누가 반대하는지 살펴보라'고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김정우]
전략은 전략이고 그걸 실제로 그렇게 국민들이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한 것 아닐까요?

[서주민]
그렇죠. 그런 점에서 민주당의 씽크탱크인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최근 지지율 격차 이유를 분석한 글이 꽤 의미심장합니다. 김 반장은 이재명 후보 장점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김정우]
본인도 늘 강조하지만 추진력 아니겠습니까? 한다면 한다.. 뭐 그런..

[서주민]
네. 그런 추진력, 결국 행정경험에서 나오는 건데, 이 후보가 윤석열 후보에 비해 비교우위로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이 바로 행정경험입니다. 하지만, 주4일 근무제 발언, 국토보유세 신설, 미국 의원을 만나서 식민지와 분단의 책임을 물었던 사례 등은 행정경험에서 나올 수 있는 안정감과 균형감각을 부각시키기 보다는 그 반대가 됐다는 게 최병천 부원장의 분석입니다. 이른바 '매운 맛 버전의 좌파 정책들'이라고 규정하면서 지지층에만 어필하려고 했다는 겁니다.

[앵커]
결국, 남탓할 게 아니라는 거군요. 그런 지적이 당내에서 나왔다는 점이 흥미롭네요.

[서주민]
그렇습니다. 당의 한 의원은 최근 논란이 된 이 후보의 발언 상당수가 캠프와 조율된 게 아닌 후보의 개인기라며 후보 자신이 바뀌지 않으면 지지율 반전도 기대하기 어려울 것 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자신의 과오는 잘 잊어버리고 남의 잘못만 기억하는 것, 부부싸움할 때도 흔히 겪는 일인데,,

[김정우]
전 아닌데요?

[서주민]
그런가요. 결국, 국민들이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가 이번 대선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일 겁니다.

[앵커]
좋습니다 야당은 선대위 구성을 놓고 여러가지 잡음이 나오던데, 내부적인 힘겨루기가 제법 있나보죠?

[김정우]
네 맞습니다. '윤석열 대선후보와 김종인 전 위원장 이준석 대표 이 3사람의 삼각관계로 지금의 상황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어제 하루동안 있었던 상반된 두 장면 먼저 보시겠습니다.

이준석 / 국민의힘 대표 (어제)
"(저는) 공개 발언이 없습니다"

이준석 / 국민의힘 대표 (어제)
(오늘 침묵한 의도에 대해) "드릴 말씀 없습니다"
(선대위 관련해서 한 말씀만) "드릴 말씀 없습니다. 드릴 말씀 없습니다" 

"악수 한 번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준석 대표도"

[앵커]
아침 회의에서 이준석 대표가 묵언시위를 해서 분위기가 험악했었는데, 오후에 윤석열-이준석 두사람이 만난 다음에는 갈등이 봉합됐다고 어제 저희가 보도해 드렸죠.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서주민]
어젯밤엔 이 대표가 윤 후보와 자장면을 먹으며 선거전략을 논의하는 모습을 SNS에 올렸던데, 이걸 보고 여당에선 두 사람이 대립하는 게 진짜 싸우는 건지 아니면 전략적인 건지 묻는데, 저도 대답을 못하겠더라고요.

[김정우]
뒷얘기를 좀 들으시면 이해가 되실텐데요. 아시는 것처럼 국민의힘 당헌당규에는 대선 후보가 당무우선권을 쥐도록 규정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대선후보가 사실상 당을 대표하는 지위와 권한을 갖게 됩니다. 그런데 당 사무총장을 교체하는 문제를 두고 이준석 대표가 불만을 표출하면서 잡음이 난 겁니다.

[앵커]
사무총장 교체 권한도 대선 후보가 갖는 걸텐데 이 대표가 왜 반발한 거죠?

[김정우]
후보가 직접 자신에게 이해를 구하지 않고, 윤후보 측 5선 중진이 한기호 사무총장을 설득한 게 빌미가 된 겁니다. 그 사실이 보도되자 이 대표가 크게 화를 냈고 다음날 최고위에서의 묵언시위까지 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결국 두 사람이 만나서 권성동 의원으로 사무총장을 바꾸기로 합의하면서 갈등이 봉합된거고요

[김정우]
네 맞습니다. 하지만, 양측 사이에서는 여전히 불만섞인 긴장기류가 흐르는 게 사실입니다. 이 대표가 후보 선출 이후 2030 탈당자가 많았다고 스스로 폭로한 것도 갈등을 불러왔었는데, 윤 후보 측은 "이 대표가 2030 지지를 명분으로 대선에서의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이 대표대로 "측근들을 내세워서 중요한 당무를 좌지우지하려고 한다"면서 역시 불만을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이 대표가 젊은층에 지지세를 갖고 있으니 윤 후보로서도 마냥 무시하고 밀어붙이긴 어렵겠어요. 윤 후보와 김종인 전 위원장 사이에도 긴장 기류가 있던데 그것도 주도권 싸움인가요?

[김정우]
두 사람의 신경전은 아직 표면화 되지는 않았지만, 윤 후보측은 선대위에 '김종인 뜻'이 과도하게 반영되는 걸 경계하고 있습니다. 자칫 후보가 아니라 김 전 위원장에게 힘이 쏠릴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현재까지는 김 전 위원장과 원만하게 조율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서주민]
이 부분도 겉으론 원만해보여도 얼마 못가서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지 않겠냐는 시각도 있긴 합니다.

[김정우]
맞습니다. 권성동 의원이 당 사무총장으로 옮기게 되면 후보 비서실장 자리가 공석이 되는데, 이 자리에 수석대변인인 이양수 의원이 거론되는데 혹시나 장제원 의원이 올 경우 갈등을 표면화될 수도 있습니다. 윤 후보는 장 의원을 크게 신뢰하고 있지만, 아들 문제로 하차했고, 김 전 위원장과도 관계가 편치 않은 상황입니다.

[서주민]
그런데 요즘 국민의힘 지지율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그렇게 자리다툼이나 하다간 한번에 훅 간다, 이런 말도 있어요.

[김정우]
그 부분은 저도 인정. 과연 잘해서 야당 지지율이 오른거냐, 이 부분에선 시청자분들도 생각이 다양하실 겁니다. 국민의 힘 내부에서도 노회한 구태 정치인들이 자리사냥에 뛰어드는 순간 순식간에 판세가 뒤집어딜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게 사실이고요.

[앵커]
오늘 첫날이었는데, 두 반장 준비 잘해줬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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