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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제는 생각을 수출 할 때"…'한국판 해리티지·브루킹스' 싱크탱크 제안

등록 2021.11.23 19:34 / 수정 2021.11.23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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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 정책 석학들이 "세계 10위 경제 대국인 우리나라 위상에 걸맞게 '글로벌 이슈'에 적극적으로 리더 역할을 해야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브루킹스 연구소' 같은 비정부 싱크탱크가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이 TV조선 글로벌리더스포럼 2021에서 대담을 이끌고 있다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 정태용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 등 K-정책플랫폼을 주도하고 있는 전직 관료와 교수들은 'TV조선 글로벌리더스포럼 2021'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진보, 보수 정권 상관없이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는 브루킹스연구소처럼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는 시기라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주호 前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TV조선 글로벌리더스포럼 2021에서 세션 좌장으로 나섰다


이 전 장관은 우리나라는 경제 10대 강국이지만 글로벌 의제에 대해서는 관여를 못하고 있다고 했다. 국제 사회는 우리나라가 백신,탄소중립 등 '글로벌 이슈'에 관해 리더 국가 중 하나로 의무를 다하기를 바라지만 우리나라는 그러지 못하고 좋은 팔로어만 하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핵 무기 확산 방지나 국가 간 지역분쟁 등에서는 당장 리더 역할을 하기 힘들겠지만 교육, 녹색 성장 같은 환경 분야, 또 세계적으로 모범이 되고 있는 코로나19 방역 같은 보건 이슈에서는 합리적 기준을 제시하는 중견국 미들파워의 리더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했다.

화상으로 TV조선 글로벌리더스포럼 2021에 참석한 호미 카라스 브루킹스연구소 세계경제 및 개발 담당 시니어펠로우


이번 글로벌리더스포럼에 참여한 호미 카라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국은 역동성과 지적 파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독립적이고 영향력 있는 싱크탱크를 만들 수 있는 여건이 되어 있다"고 말했다. 낸시 버드셀 미국 글로벌개발센터 창립자는 "글로벌 이슈를 포함해 국제적인 모델이 될 수 있는 정책들이 한국에서 나올 여건이 되어 있다. 강대국이 아닌 한국의 젊고 스마트한 싱크탱크는 세계 각국에서 활용될 것이다"라며 한국 싱크탱크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봤다. 

화상으로 TV조선 글로벌리더스포럼 2021에 참석한 낸시 버드샐 세계개발센터 창립 회장


정태용 연세대 교수는 한국 정부는 한국 이슈에만 집중할 뿐이라며 이제는 시야를 넓혀서 글로벌 리더 국가로 부상할 때라고 주장했다. 국민들이 국제 이슈에 관심이 없는 것도 아니라고도 했다.

무역규모가 80% 넘는 나라 우리나라가 국제 이슈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인데, 예시로 최근 ‘요소수 사태’를 들었다.우리나라가 리더 역할을 위해서는 브루킹스연구소 같은 싱크탱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계화 된 현 국제 사회에 글로벌 레벨에서 리더 역할을 하는 나라는 아직 아시아에 없다. 일본도 하지 못했고 싱가포르가 그나마 부상을 했다. 최근 중국이 그런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우리나라가 선제적으로 그 역할에 나서야할 시점이라는 게 정 교수의 의견이다.

다만, 싱크탱크는 지속이 가능해야한다는 전제조건을 내세웠다. 지속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정부로부터 독립기구여야하고 민간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우리나라 특성상 정권이 바뀌면 생각이 다르기에 없어지고 정파 간 갈등이 심해 기관 유지가 힘들고 민간 기업이 개입하면 이익을 따지려 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해외에서는, 특히 미국에서는 싱크탱크가 정치와 산업계와는 완전히 분리 돼 있어 '폴리틱스 프리'(Politics-free)한 환경이 이미 갖춰져 있다. 또 수많은 싱크탱크들이 미국 정책의 축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싱크탱크 소속 석학들이 외국을 돌아다니며 전문가들과 만나 토론하고 지식도 교류하며 외교활동도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TV조선 글로벌리더스포럼 2021에 참석한 정태용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이 전 장관 역시 독립적으로 장기적인 국가전략을 만들 수 있는 기구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이제는 한국도 물건만이 아닌 생각도 수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생각과 경험이 성공한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포함, 수많은 석학들이 다자주의 부활을 얘기했다. 더 이상 특정 국가에만 유용한 이슈들 보다는 전세계가 같이 겪는 이슈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 전 장관은 "한국이 리드를 하고 국제사회에서의 의무와 책임을 다할 상황이 지속적으로 생길 것"이라며 "그 빈 공간을 석학, 전직 관료, 전직 언론인들이 포함된 싱크탱크가 채워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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