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3박 4일 호남 순회 일정을 시작한 가운데, 이낙연 전 대표와의 현장 만남은 최종 불발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당초 이 후보 측은 광주·전남 방문 동안 이 전 대표와 만나 동행하는 일정을 타진해왔다.

복수의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이 전 대표 측에 호남 일정 동행을 이전부터 요청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전 대표 측은 TV조선과의 대화에서 "요청을 받은 것은 맞다"면서도 합류는 어렵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주중에 충청권을 돌았고, 주말에는 경남 방문 일정이 있다"며 측근이나 지지자들과의 사전 약속인 만큼 일정 조율이 힘들다고 했다.

그럼에도 선대위 전략위원장을 맡은 강훈식 위원장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전 대표의 호남 일정 지원사격에 대해 "어떤 식으로 출연이 있을 것인지 부인하지 않겠다"며 이날 오전까지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자 이 전 대표 측은 입장문을 통해 "이 전 대표는 오래 전 잡혀 있던 지역 일정이 있다"며 "호남 방문 계획은 전혀 없으며 관련해 실무선에서도 일절 논의된 바가 없다"고 못 박았다.

전남 영광 출신의 전남지사를 지낸 이 전 대표는 강한 호남 지지세를 바탕으로, 지난 경선에서 유일하게 광주·전남 득표에서 이 후보를 꺾었다.

이 후보 측의 요청은 특히 원팀 선대위가 출범 이후 이 후보가 경선 출마자들과의 이렇다 할 공개 교류가 없던 상황에서, 호남의 상징적 인물로 꼽히는 이 전 대표와의 만남이 여러 메시지를 줄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읽힌다.

그러나 이 전 대표 측에선 "이 후보가 이 전 대표 텃밭 격인 호남을 다니는데 이 전 대표를 깜짝 손님 취급하듯 부르는 건 맞지 않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원팀 화합을 위한 구상이라면 진작 여러 경로로 상황을 만들 수 있었는데 굳이 호남 방문 때 부르는 건, 이 전 대표를 한 번 이용하고 말겠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 의원은 "선대위 상임고문인 이 전 대표가 이 후보 행사 일정을 따라다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영상통화나 전화 연결 등도 현재까지는 계획이 없다"며 깜짝 이벤트성 일정도 없을 것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