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그런데 이재명 후보가 15년 전 조카가 저지른 '강동구 모녀 살인사건'을 변호한 사실을 두고, "데이트 폭력"이라고 발언한 게 큰 논란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당시 살해 현장에서 딸과 아내를 떠나보내야 했던 유족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는데, 이 후보의 말에 유족들의 상처가 오히려 깊어진 모습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단 한마디의 사과도 하지 않다가 데이트 폭력으로 범죄를 축소하려 한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황정민 기자가 유족들을 만났는데, 유족들의 요청에 따라 육성 대신 활자로만 전하겠습니다.
[리포트]
이재명 후보의 조카 김모씨가 A씨 집에 찾아온 건 2006년 5월의 어느날 밤. 김씨는 A씨의 딸과 아내를 흉기로 수십차례 찔러 무참히 살해했고, 맨손으로 맞서던 A씨는 창밖으로 떨어져 1년간 사경을 해맸습니다.
당시 끔찍한 기억에 아직도 고통 받고 있다는 A씨는 TV조선 취재진에게 이 후보가 이를 두고 "'데이트폭력'을 변호했다"며 사과한데 대해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한 가정을 파괴한 계획적인 살인 범죄를 어떻게 '데이트폭력'으로 규정할 수 있냐며, "이건 약을 올리는 것이지 사과하는 게 아니"라고 했습니다.
A씨는 또 "대통령 후보가 되고 나서야 하는 사과가 진짜 사과냐"며 "그동안 왜 한 차례도 찾아오지 않았던 거냐"고 되물었습니다.
야당은 이 후보를 향해 대통령의 자질이 아니라 기본 인성의 문제라고 비판했습니다.
김도읍 /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끔찍한 연쇄살인을 데이트폭력 수준으로 둔갑시켰습니다. 기본적인 인성을 문제 삼고 있는 것입니다"
이 후보는 "미숙한 표현으로 상처를 줘 죄송하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변호사라서 변호했고요. 가슴 아픈 일이고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이 후보는 조카 변호 때 심신미약을 이유로 감형을 주장했는데, 2018년 이른바 'PC방 살인사건 때는 "국민들은 '정신질환 감형'에 분노한다"는 글을 올린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TV조선 황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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