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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뉴스7 취재후 Talk] 병상부족, 모두의 '비극'…"누굴 먼저 살릴 것인가"

등록 2021.12.04 19:12 / 수정 2021.12.04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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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국의 중환자 병상이 사실상 꽉 찼습니다. 병상 문제로 현장에서는 비극이라 불릴 만한 일들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김부겸 / 국무총리(10/29)
"언제든지 병상을 추가 확보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습니다."

서영일 기자, 코로나에 걸려서 증상이 심각한데도 병실이 없어서 입원도 못하고 돌아가시는 분들이 최근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상황이 어떻습니까?

[기자]
제가 자료를 하나 가져왔는데요. 월별 입원 대기 중 사망자 현황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입원 대기 중 사망자가 총 46명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중에 20명이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된 11월인 지난달에 발생했습니다. 그중엔 특히 24시간 이내에 입원조차도 못하고 사망한 중증 환자가 12명이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지금 상황이 굉장히 심각한 것 같은데. 서 기자가 취재를 위해서 의료 현장 많이 돌아다녔잖아요. 실제로 어떻습니까?

[기자]
실제로 수도권에 있는 한 병원 같은 경우에는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전원돼야 되는 환자분이 한 분 계셨는데 이분이 병상이 배정이 잘 안 되니까 결국 14일을 그냥 응급실에서만 보내시다가 격리 해제되신 사례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수치를 들면요.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수도권 같은 경우에는 90%에 거의 육박한 상황입니다. 문제는 수도권과 가까운 지역일수록 병상 전원이 되기 때문에 세종과 대전 같은 경우에는 거의 병상이 남아 있지 않다고 보시는 게 맞습니다.

[앵커]
사실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전환할 당시에 정부가 이제는 신규 확진자가 아니라 중증 환자 위주로 관리를 하겠다, 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한 달 만에 이런 상황이 왔어요. 예측을 못 한 겁니까?

[기자]
문제는 그 예측보다 위중증 환자 증가 속도가 더 빨랐다는 건데요.

정은경 / 질병관리청장(11/11)
"확진자 규모는 예상 한 범위 내에 있는데요. 위중증 사례가 좀 더 빨리 증가하고 있는 걸로 판단하고 있고."

사실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을 저희가 11월 1일에 했잖아요. 그 4일이 지난 바로 11월 5일부터 병상이 부족한 걸 알아차리고 예측이 틀려서 행정 명령을 내리게 된 것이죠. 그런데 이 병상을 사실상 이렇게 만든다고 뚝딱 만들어지는 게 아니잖아요.

[앵커]
맞아요.

[기자]
수도권에 상급 병원 같은 경우는 7~8% 그리고 많은 곳은 이미 10%를 중환자 병상으로 가지고 있는 상황이에요. 이 비율을 결국 기존의 중환자 병상에서 코로나 중환자 병상으로 늘려야 되다 보니까 일반 중환자의 병상을 뺏어서 코로나로 환자한테 주고 있다. 이런 상황으로 보면 될 것 같아요.

[앵커]
암 환자 같은 일반 중증 환자를 치료할 수 없는 상황으로 악순환이 이어지는 거 아닌가 싶어요. 상황이 어떻습니까?

[기자]
실제로 저희가 한 분 사례를 취재해서 보도를 한 적이 있는데요. 지난 23일에 자택에서 상태가 안 좋아지셨던 70대 심장질환자분이 계셨는데요. 결국 병상을 기다리고 대기하고 있다가 끝내 병상 배정 받지 못하고 사망하신 케이스도 있습니다.

수도권 응급의료센터 관계자(11/25)
"사망해서 오셨어요, 저희 응급실에. 대형병원이나 큰 응급실 같은 경우에는 이미 격리실이 꽉 차 있고."

[앵커]
이런 상황에서 의료진들도 어쩔 수 없이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 냉정한 판단을 할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의료계가 제시한 입원 순위 기준을 보고 잘못 쓴 줄 알았거든요.

[기자]
보고 있으면 되게 참담할 것 같아요. 실제로 우선순위를 보면, 가장 높은 사람은 정상 활동이 가능한 사람인데 반면에 가장 밀리는 사람들은 말기 장기 부전이나 또는 말기 암(환자). 정말 중증도가 심하신 분들이에요. 

[앵커]
중증도가 심하면 오히려 빨리 입원을 해야 될 것 같은데.

[기자]
그렇죠. 그런데 사실상 한정된 의료자원 내에서 최대한 많은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을 고려해야 되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런 기준이 나온 것 같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중환자 병상 포화 문제를 한 줄 톡으로 정리 해보겠습니다.

[기자]
'누구를 살릴 것인가'로 하겠습니다. 어느 환자든지 간에 생명의 경중은 따질 수가 없는 건 모두가 다 알 텐데요. 

[앵커]
그럼요.

[기자]
중환자 증가를 예측하지 못한 결과가 현장에서 결국 의료진분들에게 어느 생명을 선택해야 되는지, 라는 그런 압박감까지 주고 있는 상황인데요. 부디 이에 대한 예측과 대비를 잘해서 앞으로는 이 실수가 이후에는 반복 안 되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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