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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신동욱 앵커의 시선] 아마추어같이 왜 이래?

등록 2021.12.06 21:51 / 수정 2021.12.06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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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아버지' 바흐가 만년에 두 번째 백내장 수술을 받고 붕대를 풀었습니다. 자녀들이 "뭐가 보이시느냐"고 묻자 이렇게 말했다고 하지요.

"모든 것이 주님의 뜻대로 되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구나"

그는 석 달 만에 세상을 떴고, 9년 뒤엔 '음악의 어머니' 헨델도 백내장 수술 합병증으로 숨졌습니다.

두 거장 모두, 존 테일러라는 돌팔이에게 수술을 받았던 겁니다. 그는 설탕과 소금으로 눈을 소독하고 동전으로 안대를 붙였다고 합니다.

'서툰 무당'을 뜻하는 선무당이란 말이 있습니다. 신내림을 받지 못해 굿은 하지는 못하고, 기도하거나 점을 칠 뿐인 무당을 뜻합니다.

그런데 병을 낫게 해준다며 어설프게 굿판을 벌이다간 "선무당이 사람 잡기" 십상입니다.

그리고 흔히 쓰는 말 '아마추어 같이 왜 이래?' 에서 아마추어는 애호가를 뜻하는 라틴어 '아마토르'에서 유래했습니다.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손준성 검사에 대한 두 번째 구속영장 심사에서 공수처 2인자인 차장이 판사에게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수사 경력이 없는 아마추어인데, 수사 전문가인 손 검사를 수사하기가 어렵다"고 말입니다.

무슨 취미로 고위공직자를 수사하는 것도 아니고 아마추어여서 프로를 상대하기 힘들다니요?

스스로 답답함을 토로한 것이라면 더더욱 한심한 일입니다.

공수처는 검찰 개혁의 상징이자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현 여권의 다짐의 산물 아니었던가요?

그런데 그런 공수처를 1년 가까이 아마추어들에게 맡겨 놓은 건 또 무슨 역설입니까? 구속영장은 기각됐고 체포영장까지 포함해 세 번째 기각을 당했습니다.

그런데 곧바로, 윤석열 후보가 검찰총장 때 연루됐다는 '판사 사찰 의혹'을 수사한다며 손 검사에게 또다시 소환 통보를 했습니다.

아마추어답지 않은 집녑만큼은 평가할 만 합니다.

"여당 편도 아니고 야당 편도 아닌 오로지 국민 편만…"

공수처는 출범한 지 얼마 안 돼 피의자 이성윤 검사장을 처장 관용차로 몰래 모셔와 조사했다가 들켰습니다.

지금 입건 수사 중인 스물세 건 중에 윤석열 후보 관련 사건이 넷입니다. 차장검사는 "고발 사주가 대장동보다 훨씬 중대한 범행" 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열한 달이 지나도록 공수처가 구속 또는 기소한 피의자가 한 명도 없습니다.

취미란, 돈과 명예를 추구하는 직업이 아니라 아마추어로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자유입니다.

국가기강 바로 세우기를 정 취미로 하고 싶다면, 세금 축내지 말고 자원봉사로 하시는 걸 권유드립니다.

12월 6일 앵커의 시선은 '아마추어같이 왜 이래?'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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