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9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에 대해 "작은 오류는 있었을지 모르나 정치적 생존을 위태롭게 할 만큼 하자는 없었던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이사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이재명 후보 지지자로 출연, 이 후보를 대표하는 키워드 중 하나로 '생존자'를 꼽은 뒤 "진짜 문제가 심각하게 있으면 못 살아남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이사장은 이 후보의 또다른 키워드로 '발전도상인, 과제중심형'을 꼽으면서 "이 후보는 한 인간으로서, 정치인으로서 볼 때 완성형이 아니다.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미완성이라는 지적도 많이 받았고, 재직 시에도 늘 번민하며 정책을 폈다"며 이 후보를 노 전 대통령에 견주기도 했다.
과거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 당선 직후 불편한 질문을 받은 뒤 "잘 안들린다. 끊겠다"며 인터뷰를 중단한 사건을 거론하며 "'저 사람, 여기까지인가 보다, 더 발전하겠냐' 생각했다"며 "그런데 경기도민들이 1,2년 지나자 높은 점수를 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머리가 좋고 학습 능력이 뛰어나고 목표 의식이 뚜렷해 자기를 계속 바꿔나가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이사장은 지난 2017년 JTBC 신년토론회 당시 이 후보 면전에서 "대선후보로서 감정조절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물었었다. 당시 이 후보는 "유 전 이사장 어머니가 폭행당해서 입원한 상황을 보고 어떻게 할지 여쭤보고 싶다"고 맞받았고, 유 전 이사장은 "이렇게 못되게 반응한다"고 말했었다. 당시를 떠올린 진행자가 이날 "지금의 평가가 달라졌느냐"고 묻자 유 전 이사장은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의 학습능력과 자기발전 능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던 것 같다. 판단을 뒤집어도 될 만큼의 모습들이 뒤에 나왔다"고 후한 점수를 줬다.
형수 욕설과 여배우 스캔들을 묻는 질문에는 "다 평가 끝난 거라고 본다"며 "흠과 상처 다르다. 자동차를 험지에서 운행하니 부품 이상이 있어도 리콜 대상은 아니고 수리하면 된다"고 옹호했다.
유 전 이사장은 이날 라디오 출연으로 사실상 정치 비평을 재개했다. 유 전 이사장은 지난해 4월 중순 자신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를 통해 "앞으로 정치 비평이나 기성 미디어를 통한 시사 토론, 인터뷰 등을 하지 않겠다"며 정치평론가 은퇴를 선언했었다. 21대 총선 직전 "범진보 180석도 가능하다"고 발언했다가 결과적으로 보수 결집을 불러왔다는 비판에 휩싸인 뒤였다. 이후 지난 1월에는 검찰이 과거 자신의 계좌를 조회하는 등 뒷조사를 했을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한 것이 사실이 아니었다고 사과하면서 "정치 현안 비평은 앞으로도 일절 하지 않겠다"고 재차 공언했었다. 그랬던 그가 1년 8개월만에 대선을 앞두고 정치 비평을 재개한 것이다.
이에 대해 유 전 이사장은 "그때 사고도 좀 있었고 너무 힘들어서 그랬다. 1년 반 넘게 쉬고 나니 다시 기운도 좀 났다"며 "본격 재개는 아니고, 글 쓰는 일을 하면서 자연스러운 기회가 있을 때는 좀 하고 그럴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캠프와는 오늘 출연에 대해 아무 소통이 없었다. 현재 이 후보 선대위에 있지도 않고 앞으로도 안 있을 것"이라며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정부의 직책을 받을 일도 없고, 또 그가 속한 당에 후보로 출마할 일도 전혀 없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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