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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취재후 Talk] 공수처, 담당 부장검사도 모르는 '비선 수사팀' 운영?…법조계 "표적수사 우려"

등록 2021.12.14 17:04 / 수정 2021.12.14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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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뉴스퍼레이드 ‘언론사찰 의혹’ 보도 캡쳐


▲기자 통신정보 조회한 수사 3부…부장검사 “다른 팀 하는 일”

공수처 수사 3부가 TV조선 법조팀 기자들 휴대폰을 통으로 통신 정보를 조회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공수처는 지난 4월 TV조선이 ‘이성윤 에스코트 조사’를 보도한 이후, TV조선 기자 뒷조사 논란까지 불거졌습니다. 특히 지난 6월 TV조선이 ‘언론인 사찰 의혹’까지 추가 보도한 이후, 공수처는 TV조선 법조팀 기자들 휴대폰 통신 정보를 조회를 시작했습니다. 왜 통신 정보를 조회했는지 관련 부서장에게 직접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담당 부서장의 답변은 의외였습니다.
“제가 확인해 보니까 수사 3부에서 수사하고 있는 사건이 아닙니다. 지금 공수처에서는 팀을 따로 구성해서 수사가 진행되는 사건들이 있는데 그쪽에서 통신 조회를 한 것 같습니다.”

섬뜩한 이야기였습니다. 공수처가 무슨 목적을 가지고 기존 직제와 상관없이 특별수사팀 수사을 운영 중인지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공수처는 이 수사팀이 구체적으로 어떤 수사를 하고 있는지 설명해 주지 않고 있습니다. 공수처는 기존에 윤석열 전 총장을 수사 대상으로 하는 수사팀이 있다는 모 언론사의 보도에 대해서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과연 수사팀이 없다는 것이 사실일지 갸우뚱해졌습니다.

김진욱 공수처장이 ‘형법각론’ 책을 들고 출근하는 모습


▲법조계 “특정 목적 가진 특별수사팀 수사…표적수사 우려 크다”

“강 검사! 당신 지금 표적수사하고 있다고 광고하는 거야?” 예전에 영화 ‘공공의 적 2’에서 나온 대사입니다. 영화에서 강철중 검사는 비리 사학재단 이사장을 구속시키는 목표를 가지고 소속 검찰청에 수사팀을 만들 것을 주장합니다. 하지만 소속청에 다른 검사들은 “표적수사가 될 수 있다”라고 반발합니다. 영화에서는 강 검사가 반대 목소리를 누르고 시원하게 나쁜 놈을 잡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특별수사팀 수사’는 위험 소지가 다분합니다.
검찰은 최근까지 정치적 목적 혹은 조직 보호를 위해 한 명의 나쁜 놈을 설정하고 다수의 수사력을 집중하는 ‘특별수사팀 수사’를 하다가 자주 문제가 됐습니다. 그래서 이번 정부는 검찰이 이런 특별수사팀 수사를 하기 전에 법무부 장관의 허락을 받도록 법을 바꿨습니다. 검찰에 대한 문민 통제를 강화하는 것이죠. 그런데 ‘검찰 개혁’을 하겠다고 만들어진 공수처가 검찰 적폐 관행 중 하나인 ‘특별수사팀 수사’를 답습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놀랍습니다.
법조계에서는 “공수처가 특정 목적을 가진 특별수사팀 수사를 운영하고 있다면 결국 대놓고 표적수사 기관이라고 광고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 전직 검찰 고위 간부는 “공수처가 생길 때부터 우려됐던 상황이다. 공수처는 법상 대통령도 통제할 수 없는 기관이라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표적 수사를 할 수 있고 그 피해는 결국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또 다른 현직 검사는 “살인사건이나 대장동 사건 같은 중대 사건도 아니고 뻔한 정치적 사건으로 기자들 휴대폰을 턴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수사팀이 공수처를 비판한 언론을 타깃으로 표적수사를 한 것 아니겠느냐”라고 되물었습니다.
해당 부장검사의 명쾌하지 못한 답변으로 사건이 결국 ‘실체가 없이 사찰한 것 아닌가’ 의문이 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공수처가 왜 언론사찰을 하게 됐는지 취재는 계속될 것입니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취임사에서 말했던 “인권친화적인 수사기관”을 만들 의지가 있다면 언론의 견제에 ‘사찰’로 답할 것이 아니라 ‘자기 성찰’로 답을 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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