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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설명서 서반장 vs 김반장] '말바꾸기' 득도 있다? & '공정과 상식'의 실종

  • 등록: 2021.12.14 21:39

  • 수정: 2021.12.14 21:43

[앵커]
대선 정국의 깊숙한 뒷얘기를 들어보는 '대선설명서, 서반장 김반장' 시간입니다. 오늘도 여당의 서주민 반장, 야당 김정우 반장 나와있습니다. 서 반장의 설명서부터 볼까요?

[서반장]
"'말 바꾸기' 득도 있다?" 입니다.

[앵커]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건 신뢰인데 말을 바꿔서 무슨 득이 있습니까?

[서반장]
야당은 '말 바꾸기'라고 비판하지만 이재명 후보 측은 실용주의에서 나오는 유연성이라고 설명합니다. 말바꾸기에도 전략이 있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겠죠.

[김반장]
'전략적'이라면 의도해서 말을 바꾸고 있다는 겁니까?

[서반장]
그렇습니다. 올해 4월 재보궐 선거 참패 뒤 민주당이 실시한 자체 분석 조사에서 이 후보의 단점으로 꼽힌 것 중 하나가 '무섭다'는 이미지였습니다. 너무 강하게 밀어붙여서 '공포'를 일으킨다는 겁니다. 이 후보 역시 그걸 잘 알고 있고, 그런 점이 중도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는 듯합니다.

이재명 (지난달 29일)
"한번 결정하면 안 돌아서 이런 생각 때문에 두렵다 또는 무섭다. 전 나쁜일 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공감하는 일을 하죠."

[앵커]
대선 정국이니까 실용주의로 포장할 수는 있겠는데, 그런 말바꾸기가 표를 얻는데 도움이 되긴 합니까?

[서반장]
상관 관계를 단언하긴 어렵지만,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의 중도와 보수층 지지율이 2주 전보다 오른 건 사실입니다.

[김반장]
야당에선 이 후보가 불리한 이슈를 덮기 위해 의도적으로 판을 흔드는 거라는 주장도 하더라고요.

[서반장]
단적인 예가 전두환 전 대통령도 공과 과가 있다는 발언이었습니다. 이 말을 한 게 지난 11일이었는데, 결과적으로 하루 전에 터진 유한기 전 본부장 사망 이슈를 덮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다만, 이 후보 측은 소설 같은 얘기라고 일축했습니다.

[앵커]
그래도 이게 자꾸 누적되면 유권자들에게 신뢰할 수 없는 후보라는 인식이 생길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김반장]
게다가 '유연함' 하고 원칙이 없는 거랑은 다른 것 아닌가 싶은데요. 기본소득, 국토보유세와 같은 주요 정책 뿐 아니라 전두환, 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매번 달라지는 걸 보면 같은 사람이 한 말이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

[서반장]
당내에서도 같은 우려가 나옵니다. 최근 이 후보가 민주당 잘못으로 치러지는 내년 재보궐 지역에 후보를 내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한 것 다들 아실 겁니다. 그런데, 이 후보는 지난해 7월 올해 서울 부산시장 재보궐을 앞두고도 "장사꾼도 원칙이 있다"며 후보를 내지 말자고 주장했었죠.

[김반장]
그건 저도 기억 납니다. 이낙연 당시 대표를 저격한 셈이었죠.

[서반장]
그런데 당시에도 친문 진영의 비판이 쏟아지자 불과 이틀 만에 무공천 주장을 한 적이 없다고 말을 뒤집었습니다. 그리고 내놓은 해명입니다.

이재명
"정치라고 하는 게 현실인데 또, 말로 어디 해놨다고 해서 반드시 그렇게 하면 바보 아니냐 그거…"

[앵커]
유연성 현실 정치 다 이해합니다만 유권자도 바보는 아니니까 평가들 하시겠지요? 

김 반장은 "공정과 상식의 실종"을 갖고 나왔네요. 윤석열 후보가 출마의 변으로 내세웠던 말인데, 그게 실종됐다는 겁니까?

[김반장]
네, 꾸준히 언급은 하고 있지만, 확실히 주목도는 떨어진 상태입니다. 오늘 관훈토론회만 해도 모두발언에서 공정을 다섯 차례 언급했는데, 별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윤석열 / 국민의힘 대선후보
"공정과 정의에"
"공정과 정의를"
"공정한"
"공정한"
"공정과 상식의 자유민주주의 정신으로"

[서반장]
공정과 상식의 실체가 뭐냐, 도대체 어떤 정책으로 어떻게 실현한다는 거냐 좀 모호하다는 지적이 많긴 합니다.

[김반장]
'공정과 상식'은 사실 문재인 정부와 여권에 책임이 있었던 굵직한 사건들 탓에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으로 부상한 측면도 있습니다. 이른바 조국·윤미향 사태를 비롯해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문,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말 논란 등에도 진정한 사과 없이 내로남불 행태로 밀어붙인 데 따른 일종의 심판 성격의 말이었죠.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 후보가 현존하는 권력에 직접 저항하면서 공정과 상식을 회복시킬 적임자로 스스로 포지셔닝 한 측면도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그걸 윤 후보가 제대로 상품화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군요.

[김반장]
네, 과거 대선에서는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이 온갖 도덕성 논란에도 '경제 대통령'이라는 시대정신을 타고 500만표 차로 압승했습니다. 모두 실현된 건 아니었지만, 당시 이명박 후보는 747공약과 4대강 공약 등 경제회생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들을 통해서 압도적인 분위기로 대선을 이끌어 갔습니다.

[서반장]
오히려 이재명 후보가 자신의 말을 쉽게 뒤집는다는 비판은 받을지언정, 이슈를 선점하고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김반장]
윤 후보 진영은 앞으로 한 달 정도를 승부처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는 빈곤과 양극화와 같은 국민의 생존문제에 초점을 두고, 내년 선거 막판에 다시 지지층 결집을 위해 '공정과 상식' 카드를 쓰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여론'은 '반문 정서'와 '윤석열다움'이 합쳐진 결과이고, '공정과 상식으로 국가를 정상화한다'는 이 '윤석열다움'이 지지층을 결집시킬 요인이라고 분석합니다.

[서반장]
그런데 부인 김건희 씨 관련 의혹이 불거지는 상황이라, 공정과 상식을 주장하는데도 힘이 빠지는 건 아닌가요.

[김반장]
그런 측면도 없다곤 하긴 어렵겠지만, 아직은 배우자 관련 의혹이 위법으로 드러난 건 없기 때문에 윤 후보가 공정과 상식의 가치를 여전히 선점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약자와의 동행 역시 김종인 위원장의 대표 상품이기 때문에, 이번 선거는 윤 후보 본인의 정체성으로 승부해야 하는 거죠. 경선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이 사법시험과 대입정시 부활을 내걸고 상처받았던 청년들의 마음을 보듬었던 걸 참고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앵커] 
아직 석달 가까이 시간이 남았으니까 앞으로 어떤 변수가 선거판을 흘들어 놓을지 아직은 알수가 없지요? 두 반장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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