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사형을 구형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3부는 15일 오전 살인 등 혐의를 받는 김태현의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앞선 1심에서 김태현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날 재판은 검찰과 김태현 측이 모두 항소하면서 열렸다.

검찰은 김태현에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계획적인 범행이고,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 가족이 전부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나왔다"며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내려져야 한다"고 했다.

김태현 측 변호인은 작은딸과 어머니를 살해한 것은 우발적이었다며 1심의 무기징역형이 너무 무겁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우발적으로 작은 딸을 살해한 후 원래 범행을 계획했던 큰 딸이 언제 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자포자기한 심정이었고, 큰 딸보다 먼저 온 엄마도 살해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재판장이 김태현에게 "피고인도 무기징역이 너무 무겁다는 입장이냐"고 묻자 김태현은 고개를 숙이고 침묵했다.

재판장이 재차 "항소했으면 본인이 하고싶은 말을 해 보라"며 "다시 재판을 받겠다는 이유가 뭔지 말해보라는 것"이라고 하자 김태현은 "죄를 지은 죄인이 무슨 말을 하겠냐"며 말끝을 흐렸다.

하지만 재판 말미에 최후진술 기회를 얻은 김태현은 미리 준비해 온 A4용지 3장 분량의 글을 읽었다.

김태현은 "이 자리에 서 있는 피고 김태현은 아무런 죄 없는 세 명의 목숨을 앗아간 죄수"라며 "이 죄인의 목숨은 죄인의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단 한 번이라도 진심으로 사죄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살아있어서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이날 재판에 출석한 숨진 세 모녀 중 자매의 고모와 이모, 삼촌은 재판부에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호소했다.

유족들은 "1심과 마찬가지로 무기징역이 선고되면 언제 가석방으로 출소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며 "정말 두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장 무거운 형벌인 사형으로 다시는 나올 수 없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김태현은 지난해 11월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피해자(큰 딸) A씨가 연락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지난 3월 23일 A씨의 집을 찾아가 A씨와 여동생, 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내년 1월 19일 오후 2시 30분에 선고 기일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