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청년이 더 빨리 채용되게 노력해 달라"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대기업 총수들을 불러 모아 한 말이다.
그 자리에 참석한 기업 총수들에게 “삼성은 ‘인재 제일’이라는 창업주의 뜻을 이어 최고의 능력을 갖춘 ‘삼성인’을 배출해 왔고 현대자동차는 ‘H모빌리티클래스’ 같은 교육 기회를 마련해 글로벌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했다”는 말도 건넸다.
정부의 민관합동 청년 일자리 창출 사업인 '청년희망온(ON)'에 참여한 기업 대표들에게 또다시 일자리 창출을 주문한 거다.
사실 이자리는 가석방 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문 대통령을 가석방 이후 처음 만나는 자리라는 의미가 컸다. 하지만 삼성이 기대하는 말보다는 어떻게 보면 이 부회장이 일자리 창출이라는 숙제를 또다시 지시받은 꼴이 됐다.
그동안 가석방 이후 백신 수급 문제를 해결한 것도 이 부회장이었고, 문 대통령의 미국 방문이후 20조원대 대규모 반도체 투자를 건낸 사람도 이 부회장이었다.
말그대로 정권의 요구를 실천하며 결과를 도출해낸 삼성에게 일자리 창출이라는 또다른 지시가 떨어진게 사실이다.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몫"이라는 문 대통령. 그러면서 "정부는 최대한 지원할 뿐"이라고 말했다.
기업들 입장에선 일자리 창출의 책임이 기업이라는 말과 다르게 들리지 않을 것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도 "아무리 정권 말기라도 현 정권이 청년 일자리를 만들라는데 누가 그걸 거절할 수 있겠냐"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정권말에 기업인들을 불러모은 타이밍 역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현 정권 재임 기간 동안 기업들은 검찰, 공정위 할 것 없이 사정기관의 표적이 됐다. 정권 눈 밖에 나면 회사 문닫아야 한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현 정부의 눈치만 봐오던 기업 총수들에게 이번 청와대 방문은 격려가 아닌 또다른 채찍으로 느껴질수 밖에 없다. 5년여 기간동안 기업과 거리두기를 해왔던 청와대가 정권말에 들어서야 기업들과 거리 좁히기를 하는 모습을 좋게만 볼 수 는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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