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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따져보니] 빠르게 고갈되는 국민연금…90년생부턴 못받나?

등록 2022.01.13 21:41 / 수정 2022.01.1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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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은퇴자가 급격히 늘고 있고 평균 수명도 길어져서 국민연금을 끝까지 받을 수 있을까 걱정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매우 비관적인 전망이 나왔습니다. 90년생부터는 국민연금을 한 푼도 못 받을 수 있단 전망인데, 어떻게 해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따져보겠습니다. 최원희 기자, 저희 같은 직장인도 나이가 들면 은퇴를 할텐데 현재 우리나라 어르신들 먹고 지내기 괜찮습니까? 

[기자]
노인빈곤율이란 수치로 설명드리겠습니다. 66세 이상 인구 중 중위 소득 50% 이하인 분들의 비율인데요. 계산하면 한 달에 약 125만 원 이하를 버는 분들입니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40.4%로 OECD 37개국 중 1위였습니다. OECD 평균(14.4%)의 3배에 달합니다. 역시 OECD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를 감안하면 노인 빈곤 문제는 더 심화할 전망입니다. 

[앵커]
빈곤율이 높다는 건 그만큼 노후 소득 보장이 안 돼 있다는 거죠? 

[기자]
네, 연금이 제대로 된 소득보장 기능을 못하고 있습니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의 경우, 노후생활 소득에서 국민연금 같은 공적이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25.9%로 주요 5개 선진국 평균 56.1%보다 크게 낮았습니다. 또 개인연금 등 사적연금보단 근로소득에 의지하고 있었는데요. 그래서 이같은 연금 지급액이 은퇴 전 벌었던 소득을 얼마나 대체하고 있나 봤더니, 한국은 35.4%로, 50%를 넘긴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았습니다.

[앵커]
그런데 앞으론 연금 기대치가 더 낮아진다는 거지요?

[기자]
네, 국민연금 재정이 심각합니다. 현 추세로라면 2039년에 적자로 돌아서고 2055년엔 아예 적립금이 소진될 전망입니다. 제가 90년생인데요. 2055년에 딱 만 65세라 수령자격이 되는데, 한 푼도 못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앵커]
아이고 큰일 났네요 왜 그렇다고 합니까?

[기자]
쉽게 말해 '덜 내고 더 빨리 받는' 구조 때문입니다. 내는 보험료율이 G5 국가 평균의 절반도 안 되고 연금 가입기간도 짧습니다. 독일, 일본 등 해외에선 연금을 받는 연령을 높이거나, 인구구조 등에 따라 연금액을 자동조정하는 장치를 도입하는 등 지속적인 개혁을 추진 중입니다.

최호택 /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
"받는 사람은 많아지는데 또 내는 사람들이 적어지는 거고 고령화 시대를 맞이하다 보니까 아무래도 이제 재정은 점점 갈수록 고갈될 수밖에…."

[앵커]
국민연금 개혁, 필요성은 알겠습니다. 사실 우리나라도 몇 번 시도를 했었잖아요. 

[기자]
네, 고령화 상황에서 돈을 더 내는 방향으로 개혁을 해야 하는데 다른 나라에서도 반발이 심한 이슈입니다. 우리나라는 1988년 국민연금이 도입된 지 30년이 지났는데요. 큰 틀의 개혁은 두 차례뿐이었습니다. 김대중 정부 때 소득대체율을 70%에서 60%로 낮추고 연금을 받을 수 있는 나이도 65세로 올렸지만, 보험료율은 올리지 못했고요. '안티국민연금' 운동까지 번졌던 노무현 정부 때는 유시민 당시 복지부 장관을 필두로 연금개혁을 또 다시 시도했는데요. 결국 소득대체율을 40%로 낮췄지만 보험료율은 건드리지 못했습니다.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한 문제라 현 대선후보들도 속시원하게 개혁 청사진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용춘 / 한국경제연구원 고용정책팀장
"일본 같은 경우에도 오래전부터 저출산 고령화 대비하기 위해서 연금 개혁 조치들을 했었거든요. (우리나라는) 아직도 지금 손 놓고 있는데 지금이라도 빨리 개혁에 대한 논의가 시작돼야…."

[앵커]
결국 더 내고 덜 받는 연금 개혁을 미룰수 없다는 건데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여서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최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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