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25일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며 재보궐 선거 지역구 3곳에 공천하지 않겠다고 했다.

송 대표는 이날 서울 민주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정치 교체를 위해 나부터 내려놓겠다"며 총선 불출마 선언과 함께 재보궐 무공천 계획을 밝혔다.

해당 지역구는 서울 종로·경기 안성·충북 청주상당으로, 민주당 의원의 귀책사유로 보궐 지역이 됐다고 평가받는 곳이다.

그는 "국민의 상식과 원칙에 따르는 것이 공당의 책임"이라며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국민의 뜻을 받아 책임 정치라는 정도를 지키겠다"고 했다.

하루 전 이재명 후보 역시 공천 여부를 묻는 질문에 "책임 정치라는 측면이 중요하다는 말씀만 드리겠다"고 말했는데, 그 연속선상으로 읽힌다.

송 대표는 스스로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586 세대가 기득권이 됐다는 당내 비판 목소리가 있다. 다시 광야로 나갈 때"라고 했다. 이에 더해 3선 초과 금지 조항 제도화도 추진하겠다며 고인 물 정치가 아닌 새로운 물이 계속 들어오는 정치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또 윤리심사자문위에서 제명 건의를 의결한 윤미향·이상직 의원의 국회의원직을 박탈하는 제명안 처리 뜻도 내비쳤다.

그는 "국회의원들의 잘못에도 우리 국회가 적당히 뭉개고 시간 지나면 없던 일처럼 구는 것이 하루 이틀 된 일이 아니다"라며 "국민의힘에도 박덕흠 의원 제명 처리에 동참하라"고 했다.

또 2030 청년들을 파격적으로 대거 공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송 대표의 깜짝 회견은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힌 상황과 함께, 설 연휴 직전 민심 회복에 주력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특히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 녹취 파일 공개와 경력 부풀리기 등 각종 의혹 제기에도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지 않자, 쇄신안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송 대표 측은 "대표의 결단이 있었다"고 했고, 송 대표 역시 "이 후보가 이해해 줄 것이라 믿는다"며 상의 없는 전격 발표란 점을 강조했다.

회견을 마치고 목발을 짚은 채 퇴장하는 송 대표를 향해 선대위 관계자들의 박수 세례가 나오기도 했다.

송 대표는 쇄신안 발표 내용을 토대로 곧장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어 지도부 동의를 구하는 과정을 거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