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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울 3·4호기 현장엔 잡초만…"부품 납품하다 지금은 신불자"

  • 등록: 2022.01.31 21:42

  • 수정: 2022.02.01 12:29

[앵커]
오늘로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는 꼭 99일 남았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문재인 정부도 평가의 영역 속으로 들어가게 됐다고 저희는 판단합니다. 지난 5년 간 현 정부의 주요 정책 중 국민 삶에 큰 영향을 준 탈원전, 부동산, 일자리 문제를 집중 점검해서 오늘부터 사흘간 연속 보도하겠습니다. 오늘은 그 첫순서로 '탈원전'이라는 세 글자가 남긴 상처가 얼마나 컸는지 그 현장을 직접 찾아가보는 순서를 마련했습니다.

권은영 기자가 다녀 왔습니다.

[리포트]
원전 부품업체 S사의 800평 넘는 공장. 국내에 한 대 밖에 없는 100억대 가공기기가 멈춰 있습니다.

박현철  / 원전 협력업체 대표
"원자력의 전성기가 앞으로 올 것이다... (2014년부터) 합하면 (투자금이) 거의 800억 되겠죠."

주요부품인 셸 분야 국내 점유율 1위에 오르고, 2017년부터 2년간 일본 도시바와 미국 GE에도 납품했지만, 2017년 탈원전이 모든 걸 바꿔놨습니다.

2017년 6월 고리1호기 영구정지 기념식
"준비 중인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은 전면 백지화하겠습니다. 원전의 설계 수명을 연장하지 않겠습니다."

일감이 끊긴지 1년만인 2018년 회사는 부도나고 박 사장은 신용불량자로 전락했습니다.

직원 300명은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박현철 / 원전 협력업체 대표
"정책을 하는 사람들이 더 겸허하고 겸손하고 국민을 위하고...백년대계를 보고 준비하는 게 맞지 않을까...."

창원의 또 다른 원전 부품업체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원자력발전소 중요 부품인 노즐을 만드는 기기이지만 더이상 계약물량이 없어 2년째 이렇게 쉬고만 있습니다.

부품업체 이사
"대통령 한마디에 산업 계획이 다 바뀌어 버리면... 원자력 건설하는 게 하루아침에 아파트 짓듯이 짓는 것도 아니고..."

경남의 원전 업체수는 탈원전 직전인 2016년 320곳에서 2020년 227곳으로 줄었습니다.

탈원전 정책으로 5년째 공사가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부지에는 이렇게 덩그러니 기둥만 세워져 있습니다.

이미 부지조성과 기기제작에만 약 7000억원이 들었습니다.

인근 울진 식당 등 700곳은 줄폐업했고 손실된 경제효과는 67조원으로 추산됩니다.

추원도 / 울진 횟집 사장
"어휴 엄청나죠. 어찌 말로 다합니까. 그거(경제적 손실)를."

한국이 탈원전으로 수주경쟁에서 밀리는 사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원전건설 시장은 러시아와 중국이 싹쓸이하고 있습니다.

IAEA는 "현재 50기가 건설되고 있고 계획중인 원전도 100기"라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원전산업 경쟁력을 유지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경고합니다.

정용훈 / 카이스트 공과대학 교수
"하필 우리가 이러고 있는 5년이 외국은 달리는 5년이라서 뼈저린 것 같아요."

산업부는 "국내 원전은 60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감축된다"며 "단기간내 급격한 산업 생태계 붕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TV조선 권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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