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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신동욱 앵커의 시선] 다시 일상 속으로

등록 2022.02.02 21:51 / 수정 2022.02.02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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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영화 '위대한 비행'의 주인공은 도요새 '얄비'입니다. 알래스카에서 뉴질랜드를 오가는 2만7천km 여정을 네 번 끝내고 숨을 거두지요. 4년 동안 지구에서 달까지 가는 거리의 3분의 1을 난 겁니다. 큰뒷부리도요는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를 가는 새입니다. 가을이면 번식지 알래스카에서 월동지 뉴질랜드까지 만2천km 망망대해를 쉬지 않고 날아갑니다 .

봄에 알래스카로 돌아갈 때는 우리 서해안에서 쉬었다가 알래스카로 갑니다. 아무것도 먹지 않고, 잠 한숨 자지 않고 끊임없이 날갯짓을 하지요. 낮에는 태양을 나침반 삼고 밤에는 별자리를 이정표 삼아 온 힘을 다해 도착하면 몸무게가 절반이 됩니다. 물에 빠지면 익사하는 육지 새가 극한 비행을 마다 않는 힘은, 고향으로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귀소본능입니다.

설 연휴 닷새 동안 고향으로, 쉼터로 떠났다가 돌아오는 거대한 물줄기가 마침내 잦아들었습니다. 푸근하던 날씨도, 마음을 다잡으라는 듯 추워졌습니다. 내일부터는 다들 옷깃 세우고 종종걸음 쳐 다시 일상 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귀갓길,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내 차로는 왜 옆 차로보다 느리게 갈까' 생각하지는 않으셨습니까. 그래서 이리저리 차로를 바꾸지는 않았습니까. 하지만 그래 봐야 한 차로를 꾸준히 가는 것과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게다가 옆 차로로 끼어들면 뒷차가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지체되는 현상이 뒤로 계속 전달돼, 이유도 없이 길이 막히는 '유령 체증'이 빚어집니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말고 느긋하고 뚝심 있게 정도를 가는 게 정신건강에도 좋겠지요.

그런데 우리네 정치판과 선거판은 어떤가요. 정석은 제쳐놓고 꼼수와 강수가 난무하면서 제자리걸음을 하다 못해 거꾸로 퇴보하고 있는 건 아닌지 자세히 한번 들여다 보시기 바랍니다. 상대 돌 하나를 잡겠다고 온 바둑판을 뱀처럼 쫓아다니는 하수 바둑은 그만 좀 봤으면 좋겠습니다. 제발 대범하고 당당한 승부를 보고 싶습니다.

돌아갈 일상에는 또 오미크론이 해일처럼 밀려들고 있습니다.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는 뜀박질을 해댑니다. 그래도 늘 그랬듯 모두들 묵묵히 견뎌내고 살아가겠지요. 그러니 나라 살림 꾸리고 정치하는 분들이 정신 바짝 차려서, 착한 국민들에게 누를 끼치지 않도록 제대로 일하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행복하게 지내게 해주세요"라고, 설날 소원지를 쓰는 이 아이처럼 말입니다.

2월 2일 앵커의 시선은 '다시 일상 속으로'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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