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쿠나 마타타, 멋진 말이지. 하쿠나 마타타, 끝내주는 말이지…"
어린 사자를 미어캣과 멧돼지가 구해준 뒤 달랩니다.
"날 따라 해봐. 하쿠나 마타타" "하쿠나 마타타, 걱정 말라는 뜻이야"
아프리카 스와힐러어 '하쿠나 마타타'는 "괜찮아, 다 잘될 거야"라는 낙천적 주문입니다. 도리스 데이가 불러 세계적 관용구가 된 스페인어 '케 세라 세라'하고 통하지요.
"케 세라 세라, 무엇이든 되는 대로 될 거야…"
그렇듯 '조바심 내지 말고, 살아가는 대로 살아라'는 얘기지만, '될 대로 되라'는 자포자기식 방임을 뜻하는 말로 쓰인 지 오래입니다.
이 감염병 재난영화에서 대통령은, 전문가 말을 무시하는 안이하고 교만한 관료들에 에워싸여 시종 무기력, 무능합니다. 결국 각자 생존을 도모하는 건, 주인공과 가족들입니다. 대통령은 그러나 마지막 결정적 순간이 오자 달라집니다.
"정부는 그 어떠한 경우라도 여러분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오늘부터 코로나 방역체계 기조가, 국민이 알아서 하는 자율로 뀌었습니다. 일주일 전 오미크론 대응체계를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가뜩이나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불과 사흘 전 갑자기 발표한 '셀프 방역' 대전환에 돌입한 겁니다.
새 방역체계의 성격은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확진자 격리 감시를 없애고, 고위험군 치료만 집중 관리하고, 저위험군에는 치료제는 물론 치료키트도 주지 않고, 학교장이 등교를 결정하라는 겁니다.
대규모 선제 검사, 신속한 역학 추적, 철저한 격리 치료의 '3T'를 앞세워 자랑해왔던 K방역을 사실상 포기한 겁니다. 그리고 그 끝은 재택 방치와 각자도생입니다.
정부는 초기 성과에 취한 건지 백신 확보, 위드 코로나, 오미크론에 이르는 고비마다 오판과 늑장, 준비 소홀을 드러냈습니다. 오미크론은 감염자 폭증 경고가 나온 게 벌써 석 달 전인데 무엇을 대비하고 준비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증가속도도 정부 예측보다 훨씬 빨라서 3월 초면 하루 36만명에 이른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이른바 3T를 포기하면서 통계에 잡히지 않는 환자를 합치면 실제로는 정부 발표치의 두 배가 넘는다는 게 의학계 분석입니다.
이렇게 가면 중증환자와 사망자가 다시 늘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2년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어온 K방역 찬가의 끝자락에서 국민은 묻습니다. k방역은 이제 여기까지인가요?
2월 10일 앵커의 시선은 '최종병기 각자도생'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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