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설명서 서반장 vs 김반장] 호남 민심이 움직인다 & 단일화, 시간은 강자 편
[앵커]
이제 그야말로 대선이 코 앞에 닥쳤습니다. 그동안 각 후보 캠프의 깊숙한 뒷 얘기를 들려줬던 대선 설명서 서반장, 김반장 순서도 이제 더 흥미진진해 질 겁니다. 오늘도 여당 서주민 반장부터 시작하지요.
[서반장]
네, 오늘 준비한 건 "호남 민심이 움직인다"입니다. 어제 보도해드린 저희 여론조사를 보면, 호남에서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한 주 전에 비해 8%p 넘게 떨어지면서 다시 한 자리수가 됐습니다. 반면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은 처음으로 60%를 넘어섰습니다.
[앵커]
호남에서 갑자기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이 빠진건 어떻게 해석해야 합니까?
[서반장]
여야 정치권의 분석을 들어보면요, '결국 팔은 안으로 굽는다', 그러니까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호남에서 여권 결집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란 해석이 있고요, 특히 윤 후보의 '적폐수사' 발언이 그 촉매제 역할을 했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최근 리얼미터 여론조사를 보시죠. 윤 후보 발언이 공개된 게 지난 9일이었고, 문재인 대통령이 분노한다며 사과를 요구한 게 다음날인 10일이었습니다. 이 10일을 전후에 윤 후보와 이 후보의 지지율 흐름이 이렇게 뒤바뀌는 양상을 보입니다.
[김반장]
국민의힘에선 호남 현장을 가보면 예상보다 분위기가 좋다면서 목표 득표율을 25%까지 높였던데, 이런 흐름이라면 만만치 않겠네요.
[서반장]
네, 실제로 호남에서도 20대를 중심으로 야권 지지 흐름이 있었다는 건 여권 인사들도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또 '그 후보가 그 후보라는 식'의 민심이 상당했던 것도 사실이었고요. 하지만 윤 후보 발언 이후 문 대통령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은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생기고 있다는 게 민주당 호남 의원들의 전언입니다.
[앵커]
윤 후보가 문 대통령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문제지, 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건 아니라고 했었는데, 역시 대통령의 분노가 먹혔다고 봐야 겠군요.
[서반장]
한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장관급 68명 가운데 호남권 출신이 17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역대 정권 중 두드러지게 호남을 배려한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죠. 이 때문에 대통령 주변의 적폐를 수사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호남인사들도 대상이 될 수도 있는 겁니다.
[김반장]
하지만 정치라는 게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있잖아요. 이런 움직임이 있다면 그 반대쪽에서도 뭉치자는 움직임이 생기지 않겠습니까?
[서반장]
여권에서도 그 부분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희 여론 조사에서 정권 교체를 원한다는 응답자 가운데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다는 비율이 한 주 전보다 10%p 넘게 올랐습니다. 윤 후보의 적폐 청산 발언과 문 대통령의 사과 요구에 대한 평가도 팽팽하게 엇갈렸고요. 호남민심이 결집하면 수도권의 호남 출향 인사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반대로 그런 점이 부각되다보면 영남표가 야당쪽으로 결집할 수도 있기 때문에 민주당으로서는 이 문제를 조심스럽게 다룰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잘 알겠습니다. 야당 김정우 반장의 설명서는 뭡니까?
[김반장]
'단일화, 시간은 강자 편' 입니다.
[앵커]
대선 막판에 야권 단일화 문제가 최대 변수로 떠오르긴 했는데 좀처럼 진전이 없어요. 어떤 속사정이 있는 겁니까?
[김반장]
단일화 자체가 고차방정식 수싸움이라 계속 변수가 더해질텐데, 일단 안철수 후보 측은 16일, 내일로 시한을 제시하긴 했습니다. 단일화는 측근들 입장보단 후보 본인 결단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당장 예단은 어렵겠지만, 주변에선 내일 당장 뭔가 결론이 나긴 어려울 거란 전망이 많습니다.
[앵커]
안 후보가 '여론조사 경선'을 딱 못박아서 제안했기 때문에 성사가 쉽지 않을거다. 이런 말들이 많아요. 도대체 안 후보의 속내는 뭡니까?
[김반장]
안 후보를 오랫동안 지켜봐온 인사들의 평가가 대부분 비슷한데, 요약하면, 첫째, 총리든 공천이든 지분 요구는 없다, 둘째, 박원순 시장, 문재인 대통령 때처럼 그냥 포기하고 손들어 주는 것도 안 한다 셋째, 그래서 여론조사처럼 숫자로 결론이 나야 확실히 돕는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고민과 결정을 측근과 논의 없이 혼자 하고 있다, 대략 이렇습니다. 때문에 윤 후보가 만약 여론조사 없이 단일화를 성사시키려면 적어도 그에 준하는 '명분'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서반장]
그런데 김반장이 가져온 제목이 '시간은 강자편'이라는 겁니다. 이 상황에서 이건 무슨 의미입니까?
[김반장]
후보등록은 이제 끝났으니,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28일 전인 27일을 1차 시한으로 놓고 한번 분석해 보겠습니다. 오늘부터 12일이 남았죠. 20일엔 선거벽보가 붙고요, 21일 첫 법정 TV토론회가 있습니다. 이때부터 사실상 판세가 굳어지기 시작하고, 23일부턴 재외국민 투표가 시작됩니다. 이 기간 동안 윤 후보 지지율이 특히 중요한데요. 이재명 후보에게 데드크로스, 그러니까 역전을 허용해 2등이 되면 2등과 3등의 단일화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겠죠. 그럼 안 후보의 요구대로 여론조사 방식을 수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앵커]
반대로 윤 후보 지지율이 더 떨어지지 않으면 안 후보가 완주하기 어려워 진다, 이런 얘기입니까.
[김반장]
네, 그래서 시간은 결국 강자 편이란 겁니다.
[서반장]
그런데 윤 후보가 결정적 순간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치고 나가는 승부수를 던졌었는데, 이번에는 통 크게 여론조사 방식을 받을 순 없는 겁니까?
[김반장]
그런 얘기도 없진 않지만, 리스크가 워낙 크고 당내 반대의견도 강하기 때문에 성사 가능성은 낮습니다. 대신 이런 식의 돌파구가 만들어질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러니까 윤 후보가 안 후보에게 확실한 신뢰를 보여주면서 퇴로를 열어줄 경우 다른 방향의 돌파구가 마련될 수도 있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방식이든 단일화가 던져졌으니까 성사될 가능성은 높다고 봐야겠습니다.
[앵커]
제 개인적인 생각이긴 합니다만 저는 윤석열 후보가 여론 조사 방식을 수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한번 보지요. 두반장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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