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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병사 월급 200만원" 공약…현실성 있나?

  • 등록: 2022.02.25 22:43

  • 수정: 2022.02.25 23:34

[앵커]
대선 공약을 따져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가 동시에 내놓은 "병사 월급 200만 원" 공약을 따져보겠습니다. 최원희 기자, 이 공약은 후보들이 공통적으로 내놓은 공약이네요. 어떤 점이 다릅니까?

[기자]
이재명 후보는 임기 안에, 윤석열 후보는 취임 즉시 병사 월급 200만 원 인상을 내걸었습니다. 2030년부터 전면 모병제를 공약한 심상정 후보는 300만 원을 약속했고, 안철수 후보는 병사 월급 공약을 "매표행위"라고 비판하면서 대신, 전역할 때 1000만 원을 주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습니다.

[앵커]
아무리 국방의 의무라지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있긴 한 것 같은데 200만 원이란 숫자가 어떻게 해서 나온 겁니까?

[기자]
올해 병장 월급은 약 67만 6000원입니다. 2026년에 100만 원 수준이 됩니다. 물론 주거비와 식비를 국가에서 대긴 하지만, 후보들이 200만 원을 내건 이유는 병사 처우를 최저임금 수준엔 맞춰야 한단 취지입니다.

양욱 /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의무 복무하는 병사는 싼 값에 부려도 된다'고 하는 건 굉장히 구시대적인 생각…최소한 임금이라는 측면에서 배려를 해줄 필요가 있다…"

하지만 공약이 실현되려면 돈이 많이 필요하겠죠. 이재명 후보는 임기 동안 국방예산 자연 증가분과 다른 예산 전환으로 가능하다고 봤고, 윤석열 후보는 5조 1000억 원이 추가로 든다며 세출 구조조정으로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

[앵커]
윤 후보는 집권하면 바로 올리겠다는 거잖아요. 5조 1000억 원이면 바로 임금 인상 가능합니까?

[기자]
우리나라 군 병사 수는 약 30만 명입니다. 월급을 올리면 적어도 7조 2000억 원이 들어갑니다. 지난해 병사 월급 예산 2조 2000억 원을 빼면 윤 후보 말대로 5조 원 정도가 더 필요합니다. 하지만 부사관, 장교 등 군인 전체 인건비도 봐야 합니다. 현재 하사 기본급은 170만 원대라 병사 월급만 올리면 연공서열에 반하게 됩니다. 이들 월급 인상을 고려한 재원 조달 방안을 다시 짤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이 논의는 결국 모병제 논의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데, 모병제에 대해선 어떤 입장들입니까?

[기자]
이재명 후보는 '선택적 모병제'를 함께 꺼냈습니다. 현 수준의 절반인 15만 명으로 병사 수를 줄이겠다는 거죠. 윤석열 후보는 20년 뒤 모병제 전환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두 후보 모두 줄어드는 병력에 대비한 첨단 전투체계 전환도 언급했습니다. 그런데 무기 개발과 구입에도 천문학적인 돈이 소요됩니다. 국방 예산이 크게 늘지 않는 이상 '병사 월급 200만 원 인상'은 군 전력 예산을 줄이는 모순을 만들 수도 있고, 그렇지 않으면 추가 세수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요구될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윤형호 / 건양대 군사학과 교수
"200만 원을 준다고 하면 결국 어딘가 나갈 거잖아요. 결론적으로 전력 개발비가 까일 가능성도 있는 거고. 국민들한테 표를 얻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봐요."

[앵커]
이 공약은 일단 어떻게 재원을 조달할 것인가? 안보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공감대는 어디에 있는가? 여기에 젠더 이슈도 좀 포함된 아주 미묘한 문제여서 한줄짜리 공약으로 끝날것 같진 않군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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